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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5. 한글날, 일본인과 프랑스인을 말하다
    Daily NoPD/NoPD's Thoughts 2008. 10. 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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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coreano.mireene.com/

    어젯밤 무사히 인도 뉴델리에 도착했습니다. 인천-뉴델리 직항편을 타면 미주에서 넘어오는 인도사람들이 많은데, 어제 탄 인천-방콕-뉴델리 경유편은 일본사람들이 많이 타고 있었습니다. 양파 나무를 달고 다니는 듯한 느낌의 인도 사람보다는 (아무리 몇달씩 인도에 있어서 냄새는 쉽지 않더군요 ^^;;) 친근한 향(?)의 일본 사람이 더 낫겠다 싶은 생각을 했더랍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몸에서도 특유의 마늘스러운(?) 냄새가 난다고 하지만 인도 사람들의 그것은 조금 쉽지 않다는 걸 아실겁니다. 방콕에서 뉴델리행 TG315 편을 타고 자리를 찾아가니 인상좋게 생긴 일본인 노부부가 앉아계시더군요. 쾌재를 불렀습니다.

    무슨말을 하던 일본어로 대답하기

    인도는 처음 가시는 것인지 입국 서류를 작성하는데 어려워 하시길래 기꺼이 도와드리려고, "May I help you?" 하고 물었습니다. 영어를 전혀 못하시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더니 이내 유창한 일본어로 뭐라뭐라 하십니다. 고등학교 3년간 일본어를 배웠으나 무슨 말인지 알아듣는 건 불가능 하더군요 -_-;; 손짓 발짓 해가면서 서류 작성을 도와드리고 나니 "도모, 도모!" "아리가또 고자이마시타!" 이라면서 일본어로 감사 인사를 하더군요.

    일전에 동경에 갔을때가 생각납니다. 2001년 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외국에 처음 나간터라 긴장되기도 하고 준비도 잘 못해가서 한참 헤메던 여행이었습니다. 길을 걷다가 혹은 가게집에 들어가서 영어로 물어보면 대답을 듣는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제가 하는 말을 잘 못알아 듣는 것도 있겠지만 그나마 질문을 이해시키면 대답은 "마쓰구이떼..." 하면서 일본어로 돌아오더군요. 모두가 그런건 아니었지만 대부분이 그런식이었습니다

    무슨말을 하던 프랑스어로 대답하기

    신혼여행으로 프랑스+스위스 배낭여행을 갔을때, 파리에서는 더 당황스러운 상황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대학가 주변을 지나가다가 길가에서 맛깔스러워 보이는 크레페 비슷한 음식을 팔길래 사먹어 보려고 했을때의 일입니다. 프랑스어는 "봉쥬르!" 말고는 아는게 없었기에 영어로 조심스레 음식 이름, 가격 등을 물어보는데, 분명히 다 알아듣는 눈치지만 대답은 프랑스어로 해주더군요. 당연히 우리가 알아듣는 건 불가능 했기에 "쏘리"와 "파든"을 연발하며 다시 물어봤습니다. 살짝 짜증이 난다는 투로 계속 프랑스어로 대답을 해주더군요. 이래저래 해서 잘 사먹긴 했습니다만, 영어를 알아 들으면서도 프랑스어로 대답하는 그의 모습이 좀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우리는 외국인의 영어 질문에 왜 영어로 대답하는가?

    위의 일본인, 프랑스인의 사례는 서로 다른 이유 (영어를 못하는 경우와 알면서도 안하는 경우) 로 발생한 비슷한 상황입니다. 언뜻 흘려들은 얘기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은 워낙에 자신들의 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서 일부러 프랑스어를 쓴다고 하더군요. 일본 사람들은 영어를 쓰는 사람들만 잘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매 한가지겠지만요, 대응 하는 방법이 조금 다르지요).

    그런데 우리는 외국인이 영어로 뭔가를 물어오면 어떻게 해서든 영어로 대답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저역시도 마찬가지이고 길이나 지하철등에서 외국인들을 상대하며 영어로 열심히 설명해 주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와 일본에 비하면 정말 열심히 영어로 대답해 준다고 보면 되겠지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개인적인 지론으로, 세계인들이 공통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언어가 꼭 필요하다 라고 생각합니다. 5천가지가 넘는 상용 언어를 쓰는 다양한 민족, 사람들이 서로의 언어를 모두 이해하고 쓰는 건 불가능 하기 때문입니다. 에스페란토 같은 대안 언어를 쓰는 것도 좋고, 워낙에 많은 나라들이 쓰고 있는 영어를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언젠가 지인중 한분이 그러시더군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이, 어떤 나라에 방문을 하면 최소한 그 나라의 몇가지 단어, 문장들은 공부하고 가야 하는 것 아니냐" 라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맞는 말인것도 같습니다. 길을 묻는 다거나 간단한 의사소통을 위한 문장을 공부하는 건 그렇게 어려울 것도 없으니까요.

    다만, 무엇이 옳고 그른건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공통언어의 필요성도 분명히 맞는 말이고 지인의 이야기도 맞는 말이니까요. 1년 내내 아무도 한글에 신경도 안쓰다가 (아, 드라마 대왕세종은 예외입니다. ^^) 한글날이라고 여기저기서 난리법석인 것 같아서 한번 포스팅 해봤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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