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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토르 최의 흔적을 찾다, 러시아 아르바트 Part II
    Trouble? Travel!/'08 Russia (Moscow) 2009. 4. 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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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바트 거리를 방문했을 때 꼭 들러야 하는 곳이 하나 있다. 바로 우리에게도 너무나 잘 알려진 "빅토르 최"를 추모하는 담벼락이다. 빅토르최는 키노라는 밴드로 러시아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와 그의 밴드 키노를 추모하는 사람들이 만든 담벼락.


    낡고 오래된 건물의 벽이라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 했다. 금방이라도 허무어질 것 같이 보이는 벽이지만 그 위에 그려진 수많은 락카의 향연은 뭔지모를 뭉클함을 전해주고 있었다. 평상시에는 이 벽을 관리하는 사람이 나와 있다고 들었는데, 유독 NoPD가 방문했을 때 쉬는 날이었는지 지키는 사람 없이 방치되어 있다는 느낌이었다.


    러시아 어를 알지 못해 무슨 말을 벽에 적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중간중간 유일하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은 키노(KIHO) 라는 밴드이름. 여전히 많은 젊은이들이 아르바트에 빅토르 최를 추모하기 위해 이곳을 들른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교통사로고 짧은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그가 러시아 그리고 변방의 러시아 연방 국가들의 사람들에게 끼친 영향은 대단했다고 하며, 여전히 그 이름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슬슬 출출해 지기 시작한 우리 일행은 뭔가 먹을 것이 없나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는 영어를 찾아보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식당 점원과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경우 영어를 전혀 못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뭔가 먹기 위해서 우리는 늘 전쟁을 치뤄야 했다. 다행히 아르바트를 들렀을 때는 영어를 조금 할 줄 아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기사가 같이 있었기에 우리는 요기 할 만한 것을 추천해 달라고 졸랐다.


    그가 우리를 안내한 곳은 Tepemok 이라는 러시아식(?) 크레페 전문점. 우리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아서 이곳을 추천한 것이 아닐까 싶은 곳이었는데, 사진을 보고 크레페 안에 들어갈 재료 (햄, 캐비어 등) 를 선택하여 간단히 주문할 수 있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Tepemok 은 러시아에서 꽤나 유명한 크레페 전문 체인점이라고 한다.


    점심 즈음이었지만 왠지 맥주가 한잔 땡겨서 일행중 몇 명은 맥주를 주문했다. 화면에는 잘 안보이는데 호프머신에 달린 파란색 문양은 신혼여행때 유럽에서 마셨던 맥주의 브랜드 였던것으로 기억된다. 대낮에 크레페와 함께 마시는 생맥주 맛이란!


    생각보다 양은 좀 작았는데,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고 편하게 요기를 채우기에는 적당했다. 게눈 감추듯 허겁지겁 음식을 먹고나니 괜히 마음이 여유로와 지는 느낌이다. 짧은 시간동안 대학로 아르바트 거리를 걸어 본 우리는 모스크바 대학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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