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으로 생전 가본적 없는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참 많이 힘들지만, 유독 러시아는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비싼 물가와 왠지 모를 무서운 분위기(?).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 생활이 편할리가 없었던 하루하루. 터지지 않은 이동통신망을 붙들고 어떻게든 트랜잭션을 만들어야 하는 급박함의 연속.

이 모든것 보다도 힘들 었던건 편하게 먹을 거리를 찾기 힘들었던게 아닌가 싶다. 살인적인 물가를 출장자의 배고픈 지갑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웠으니까. 통하지 않는 말고 손가락 발가락 다 동원해 가며 주문하는 것도 지쳤던 하루하루. 영어가 통하는 나라에 출장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가는 날이라고, 구름은 가득하지만 새파란 하늘이 인상적이었던 러시아에서의 마지막 날. 왠지 모를 벽을 느끼며 시작했던 러시아에서의 짧은 2주가 가는 날까지도 허물지 못했던 것은, 아마도 내가 더 그들 안으로 들어가 보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파란눈에 노란 머리의 사람들. 유럽 각지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가득한 공항의 대합실. 이곳에서도 먼 변방의 조그만 나라에서 온 우리 일행은 이방인 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두시간도 넘게 남은 비행기 탑승이 이리도 길게 느껴졌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흡연이 허용된 몇 안되는 공항중 하나인 이곳에서 매케한 담배연기를 가득 품고, 집으로 가는 비행기에 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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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인도에서 아침을 맞이한지 벌써 3주째가 되어 간다.
같이 출장중인 개발자 분들은 각각 2개월, 3개월째라 어디 명함 내밀기도 민망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지를 한웅큼 삼킨 것처럼 목이 칼칼하다.
이곳이 인도임을 느끼게 해주는 또 하나의 증거랄까.

행여나 수돗물이 입으로 튀어 들어갈까 입을 다부지게 물고 샤워를 한다.
아차... 온수기 스위치를 올리는 걸 깜빡했다.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면 제법 으스스한 것이, 
이곳 인도도 가을을 넘어 겨울로 가는 길목임을 느끼게 해준다.

아침부터 렌트카 기사의 비릿한 살내음을 맡으며 사무실로 향하면
한동안 유행처럼 번지던 폭탄테러의 여파로, 어쭙잖은 몸수색이 한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녀석들은 너무 더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무슨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할 것 같아 그냥 빠르게 스치고 지나가 버린다.

Sir, Sir 를 연발하는 인도 각지에서 상경한 IT 담당자들과
한참을 프레젠테이션을 쳐다보면서 인도판 영어로 한껏 수다를 떨고나니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머리카락을 적시고 있는게 느껴진다.
어쨌거나 Inglish 로 의사소통을 했으니 목적 달성한 뿌듯함.

그렇게 몇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퇴근 시간이 되면
이유를 묻지 말라는 교통체증에 살짝 짜증이 밀려온다.
집에 제때 갈 수 있냐고 재촉하면 늘 그렇듯 돌아오는 대답은
" 노 프라블름 "

이제 일주일 남은 출장이, 왜 이리도 길게 느껴지는지...
서울 바닥의 매케한 매연이 이렇게 그리웠던 적이 언제였던가.
만원 지하철에 낑겨타도 즐거울 것만 같은 생각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오늘도 시큼한 킹피셔 맥주 한잔에 잠을 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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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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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철없는 아빠 맞습니다 :)
혜린이 사진 한장한장 보면서
혼자서 음흐흐흐흣! 하고 웃으며 좋아하는...;;
그래도, 똘망똘망한 눈빛이 간지나지 않습니까?
이제 1주일만 있으면 혜린이 만나러 한국으로 갑니다 ^_^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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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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