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여러번 다니면서도 막상 진정한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본 적은 몇번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출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움직였기 때문에, 배낭여행을 다닐 때 시도해 볼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그런 결과를 낳은 것이 아닌가 싶다.

빠하르간지나 현대식 쇼핑몰에서도 인도의 과거와 오늘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 보다는 보다 그들의 삶 속에 다가가고 싶었다. 물론 뉴델리라는 한정된 지역안에서 그러기는 쉽지 않다. 한 나라의 수도에서 운전기사가 딸린 렌트카를 타고 다니는 곳이란 어느정도 수준이 유지되는 곳들이기 때문이다.

기차에 몸을 싣는 사람들

인도 출장 후반부에는 노이다(Noida) 지역에 주로 있어서 뉴델리 시내쪽으로 많이 나가보지 못했다. 출장 초기 (2007년 후반) 에 찍었던 동영상이나 사진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탓에 하드디스크를 한참을 뒤져도 뉴델리 기차역에 대해 건진건 사진 한장과 동영상 하나 뿐이었다.


뉴델리 기차역은 빠하르간지 편에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코넛 플레이스에서 북쪽으로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서울역과 같은 존재이지만, 시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어느 나라를 가던 중앙역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수도를 중심으로 전국 각지로 이동하기 위한, 저렴하고 안전한 교통 수단이기 때문이다.

3~4층 정도 되보이는 낮은 건물이 멀리 보이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재래시장과 중앙역, 릭샤꾼들과 택시, 그리고 렌트카. 이 모든것이 사람이라는 양념으로 버무려져 주차할 곳을 찾는 것은 물론이고 근처까지 접근하는 것 조차 쉽지 않다.

한참을 끼어드는 차들과 씨름하던 렌트카 기사가 "Sir~!" 하며 역 앞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 놓을 테니 여기서 부터는 걸어서 가면 안되냐고 울상이다. 에어컨의 매케한 냄새가 신경을 자극하던 터라 흔쾌히 우리는 차를 내려 역으로 걷기 시작했다.

인산인해, 인도에서도 급수가 다른 인산인해

위에 찍은 사진은 낮에 시내를 드라이브 하다가 찍은 사진이라 낮이지만, 우리가 방문했던 시간은 꽤 늦은 저녁시간이었다. 일요일 저녁시간이니 주말에 델리에 왔다가 지방으로 가는 사람들로 역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저마다 짐을 한보따리씩 지고 통로를 이동해 다니느라 사람들 피하는게 일이었다. 뉴델리 기차역의 플랫폼을 한번 보겠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어두운 조명과 부리부리한 눈의 인도 사람들이 괜히 주눅들게 만든다. 티켓 없이도 플랫폼 까지 드나들 수 있어서 사람들을 느끼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인도에 배낭여행을 온 사람들은 기차를 타고 여기저기를 한달, 두달씩 떠돈다고 하는데, 왠지 용감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숙박비를 아끼려고 밤기차를 많이 이용할 텐데, 유레일 처럼 깔끔하게 침대칸이 마련된 것도 아닐텐데...

뉴델리 역에서 왠지 조금은 치열해 보이는 인도 사람들을 많이 스쳤다.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세월아 네월아 하던 사람들과는 달라보이는 또 다른 인도 사람들. 괜히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 같았다.

- NoPD -
신고
Posted by 노피디

파리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아침일찍 로비에서 식사를 마쳤다. 젊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는데, "함께 있을때 우린 외롭지 않아"를 외치는 것처럼 일본어 큰소리로 떠드는 모습이 상당히 맘에 들지 않았다.

유럽의 호텔들이 늘 그렇듯이 크지 않은 사이즈에 조금은 낡은 느낌의 호텔이었는데, 왠지 유럽에서는 깔끔하고 단정한 최신식 호텔보다는 이런 류의 유럽 냄새가 나는 호텔이 더 운치 있어 보이지 않나 싶다. 하지만, 아무리 배낭여행이어도 신혼여행이라는 컨셉에는 정확하게 상충하는 호텔인지라 와이프와 나는 내심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도, 다시 유럽에 온다면 또다시 이런 조그만 호텔에 묶에 되지 않을까 싶다.

호텔 조식은 서양 아이들이 늘 해먹는 바처럼 베이컨 조각에 우유에 말아둔 씨리얼로 때웠다. 과일약간과 바나나는 늘 그렇듯 우리의 오후 일상을 책임져줄 간식거리로 가방에 넣고 우리는 호텔을 출발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전히 흐린날씨의 파리. 호텔 바로 앞 거리에 있는  Metro 스테이션으로 향했다. 어제 구입해둔 Carne가 아직 남아 있었다. 역시나 운치있는 Metro를 타고 우리는 베르사이유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이동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베르사이유를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기차를 이용하여 가는 것이 가장 편하지 않나 싶다. 교외로 가는 기차는 국영철도인 SNCF인데, 간편하게 왕복 티켓을 끊으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65 유로 티켓 4장을 끊고 우리는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렸다. 티켓이 우리나라 서울 2기지하철 패스를 연상케 한다. 티켓에 적혀진 베르사이유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흐린 날씨 덕에 교외로 나가는 길도 그다지 이뻐보이지가 않았다. 평평한 벽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너저분하게 그라피티들이 가득했으며 누가 더 멋진 무늬를 만드는지 경쟁이라도 하듯이 다닥다닥 그라피티들이 가득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40분 정도 달렸을까? 짧고 경쾌한 안내를 특징으로 하는 유럽 스타일의 안내방송이 짤게 이어졌고 우리는 짐을 챙겨 열차를 내렸다. 어두운 날씨에 빗방울까지 간간히 내리는 베르샤이유 썅띠에역은 을씨년 스러움 그 자체였다.

썅띠에역에서 베르사이유 궁전까지 버스를 이용해서 갈까 하다가 도보로 걸어가면서 동네 구경도 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사실, 처음에 버스를 어디서 타야하는지 정확히 모르기도 했거니와...쿨럭...) 쌀쌀한 날씨로 걸어가는 길이 그리 쉽지는 않았지만 어찌저찌 20분정도의 도보로 우리는 베르사이유 궁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유럽 배낭여행 비수기임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베르사이유 궁전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추운 날씨 때문인지 실외에는 그리 많은 사람들이 없었고 다들 실내 관람을 하고 있었다. 사실, 베르사이유 궁전의 제대로 된 맛은 맑은 하늘에 푸르르게 익어있는 나무들과 광활하게 펼쳐진 공원의 모습일텐데, 여기저기 공사하는 곳도 많이 있었고, 당연히 녹음이 우거진 수풀도 없었기에 흔히 사진에서 보아오던 맛은 나지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말로만 듣던 베르사이유 궁전에 왔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흥분했다. 약간의 비용만으로 조그만 전기차량을 빌려서 큰 공원을 둘러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을 것 같았으나 비바람이 몰아치는 차가운 날씨속에 사방이 열린 전기차량을 운행한다는 것은 조금 무리다 싶어서 포기했다.

광활한 벌판에 서있으니 차가운 바람이 더욱 매섭게 느껴졌고, 실내 구경은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과 함께 우리는 일단 베르사이유를 철수하기로 했다. 많이 아쉽지만, 나중에 다시 파리를 방문하게 되면, 맑은 날씨일때 와보기로 하고 아쉬움을 달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와이프와 함께 해외여행할 때의 철칙은 절대 한국음식을 먹지 않는다 였지만, 첫날부터 궂은 날씨로 너무 지쳐있던 우리는 이번 한번만 전략을 바꾸기로 결정을 했다. 베르사이유 궁전을 나와서 다시 기차를 타고 파리 시내로 들어왔다. 메트로로 갈아탄 우리는 어제 만났던 한국인 부부가 주고간 지도책을 펼쳐놓고 한국인 식당을 찾기 시작했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광지구가 아닌곳에 위치한 식당으로 가는 길은 매우 한산했고 추운 날씨 때문인지 사람들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 걸어오던 길에 유네스코 HQ도 보고(큰 의미야 없겠지만...괜히...쿨럭...) 관광의 탈을 쓰지 않은 파리의 거리도 만끽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참을 걸어 도착한 한국인 식당. 안에서 들려오는 정겨운 한국인 목소리가 너무 반가웠다. 향긋한 김치의 내음과 돌솥 도가니의 자글거리는 소리는 우리의 굼주린 배를 더욱 애처롭게 만들었다. 사람이 많이 있어서 조금 기다렸지만 원기회복을 위하여 꼭 한국음식을 먹기로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머나먼 이국땅에서 맛보는 한국음식은 참으로 묘한 맛이었다. 사실 음식이 그렇게 맛나는 편은 아니었지만 한국인의 원기회복에 한국 음식만큼 좋은게 또 어디있겠는가? 파리의 두 이방인은 그렇게 또 하루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었다.

- NoPD -


신고
Posted by 노피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