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공중파에서 방송하는 예능 프로그램 미수다(미녀들의 수다)에서 뉴질랜드 출신의 캐서린이 "아시아 최고의 관광지는 홍대다!"라고 이야기를 해서 한참 화재가 됐습니다. 외국인이 봤을 때, 볼거리가 많고 재미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홍대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고 그렇다 보니 그에 맞는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가 많기 때문 아니었을까요? 어느 나라를 가던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은 혈기와 활기가 넘치고 다양한 즐길거리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는 이런 곳이 없을까 하고 찾아보니 "아르바트"라고 불리우는, 우리나라로 치면 대학로 정도 되는 거리가 있다고 하여 찾아가 봤습니다. 아르바트는 오래전부터 예술가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로 유명했다고 하며, 실제로 러시아의 많은 유명 예술인들 (고려인의 피가 끓는 빅토르 최 역시 마찬가지!) 이 이 거리에서 탄생했다고 하더군요. 설레임 반, 기대 반으로 아르바트에 도착한 시간은 조금 이른 오전 이었습니다.


붉은 광장에 머물 때 맑았던 하늘은 어느새 희뿌연 구름으로 가득했습니다. 이른시간에다 날씨도 살짝 흐려서 그런지 아르바트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삼삼오오 모여서 카페테리아에 앉아 수다를 떠는 러시아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 정겨워 보입니다.


거리를 들어서서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상 하나를 만났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의 결혼 기념 동상입니다. 푸시킨이 누구지 하실 분들을 위해 그의 대표적인 시 한구절을 옮겨봤습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라.
슬픈 날엔 참고 견뎌라.
즐거운 날은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이 되리니.

네, 바로 그분이십니다. 푸시킨의 생가도 아르바트 거리에 있다고 하는데 도통 러시아어를 읽을 수가 없어서 (지도도 없었다는;; 불량 관광객!) 정확히 어느 집인지 찝어내기는 힘들더군요. 다만 곳곳에 오래된 유적을 모시는 것처럼 안내 팻말과 담벽이 쳐진 건물들 중 하나가 푸시킨의 생가가 아닐까 하고 생각만 해봤습니다.


대학로나 홍대를 생각하면 늘 떠오르는 것이 길거리의 예술가들 입니다. 아침 일찍 자리를 잡고 앉은 화가의 손길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옆에 전시해둔 작품도 수준급이었지만 아이를 앉혀놓고 붓과 연필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모습이, 오래전 EBS 에서 복슬거리는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 참 쉽죠! " 를 외쳤던 밥 아저씨가 그러했듯, 너무나 쉽게 작품 하나를 만들어 내더군요. 말이 통하지 않아 얼마인지 물어보지 못했으므로 패스!


조그맣고 오래된 아코디언을 하나 들고 있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연주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시간 자신의 자리 였던 것처럼 편안해 보이는 돌 위에 앉은 할아버지. 사람들이 지나가는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무언지 모를 슬픈 선율을 연주해 주셨습니다. 돈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닌지 그 어디에도 감상비를 낼 수 있는 모자나 동전통이 없더군요. 이른 아침 헤어진 옛 여인을 생각하며 슬픈 선율을 들려준 것은 아닐까요? 감성이 가득한 아르바트 에서라면 가능한 이야기들...


바닥을 가득채운 블럭위에 적힌 수많은 메세지들. 무슨 말인지 읽을 수 없었지만, 하트와 비둘기. 절대 과격한 메세지들은 아닐거라고 짐작해 봅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던 젊은이들이 모여서 거리를 만드는 방식은 비슷한가 봅니다.


한 때 디시인사이드(http://dcinside.com)를 달궜던 솔로부대를 기억하시나요? 촌철살인 문구와 러시아의 오래된 공산주의 시절 포스터를 합성한 그림들로 화재가 됐었지요. 옛 러시아를 떠오르게 하는 티셔츠를 길에 진열해 놓은 곳에서 그녀(?)를 발견했습니다. 왼쪽 맨 위에 있는 그녀, 어디서 많이 본듯한 느낌이군요! 패러디한 이미지를 찾지는 못했습니다만 잠시 이미지 검색을 하는 동안 추억에 젖었다는 ... (솔로부대 이미지에 빠져 봅시다!)



코카콜라 광고로 도배된 길거리 가판대와 전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요즘 많이 힘들다고 하는 스타벅스입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스타벅스는 사람들이 가득 하더군요. 러시아의 스타벅스 커피를 마셔볼 까 했으나 비싼 물가로 가격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들어가 보지도 않았습니다. ^^;; 러시아어로 된 간판을 보니, 문득 인사동의 한글판 "스타벅스"가 떠오릅니다. 한적한 가판과 북적이는 스타벅스. 고르바쵸프의 개방정책 이후 러시아의 단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아티클에서 소개했던 러시아 전통 인형 기억나시나요? 아르바트에서는 붉은 광장 주변의 노점에 비해 좀 비싸긴 하지만 마트로쉬까를 살 수 있는 기념품 상점이 온 사방에 깔려있습니다. 노점에서 미쳐 진열하지 못한 다양하고 섬세한 공예품들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으니 큰 기념품 가게는 꼭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2009/02/25 - [Trouble? Travel!/'08 Russia (Moscow)] - 러시아 전통인형, 마트로시카! (마뜨로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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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러시아를 다녀오고 나서 와이프에게 한가지 이유로 요즈음도 타박을 받고 있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러시아 전통인형 " 마트로시카 "를 사오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었지요. 같이 출장간 분이 여기저기서 지를때 샀어야 하는데 어영부영하다 보니 구입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답니다.


마트로시카 (마뜨로쉬까, Matryoshka) 의 유래

마트로시카는 일본에서 건너온 오뚜기 인형이 러시아판으로(?) 변형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원래 일본에서 건너온 오뚜기 인형은 하나의 인형일 뿐이었으나, 마트로시카는 인형 안에 조그만 인형이 들어 있고, 그 안에 또 더 조그만 인형, 또 인형... 의 식으로 여러개의 인형이 겹쳐져 있는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나오는 인형들은 " 끊임없이 이어지는 행운이 오기를 바란다 "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나 많은 인형이 겹쳐 있느냐에 따라 가격도 천차 만별이고 수공예로 제작될 수 밖에 없는 특성 때문에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색상, 마감이 된 제품일 수록 가격이 비싼편입니다.


노점, 기념품 가게, 공항...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마트로시카

마트로시카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다 마주치게 되는 노점이나 기념품 가게, 큰 쇼핑몰, 공항 등 어디서나 쉽게 마트로시카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들렀던 장소들을 되짚어 보면, 붉은 광장 앞에 늘어선 노점에서 구입하는 것이 가장 저렴했던 것 같습니다.

마트로시카를 살때는 꼭 뚜껑을 열어서 마감상태라던가 들어있는 인형의 갯수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감이 안좋은 물건을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네고해서 가격을 깎는 것도 가능하니까요. 어느 나라를 가던가 마찬가지겠지만 관광객이나 타지에서 온 사람들은 상인들의 타겟(?)이 되니, 부르는 값을 그대로 주지 말고 꼭 가격 협상을 해야합니다. ^^



가급적이면 시내 노점등에서 사는게 좋은데, 품질이 더 떨어지는 물건이 공항에 가면 5배 정도 가격이 비싸집니다. 사실 NoPD도 시내에서 못산 마트로시카를 공항에서 살까 했는데, 가격이 너무 차이가 나니 선뜻 지갑을 열기가 힘들더군요. 러시아 가시면 미리미리 구입하셔서 두고두고 타박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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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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