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ICA MINOLTA | 2010:12:28 04:51:49

KONICA MINOLTA | 2010:12:28 05:20:36

KONICA MINOLTA | 2010:12:28 05:16:59

새벽.
밖에서 스며드는 희미한 빛.
벌써 아침이 된건가.
부석거리며 시간을 확인해 보지만
채 5시가 되지 않은. 세상이 깊은 잠에 빠져 있어야 할 시간.

무슨일이지.
창문을 열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니
눈앞에 펼쳐진 건 두툼하게 이불을 덮고 있는 세상.

눈.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
일상을 고민하게 만드는 눈.

조금 서둘러야겠다.
늦을지 모르니까.

아니,
치일지 모르니까.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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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새벽형 인간이 되겠다고 블로그에 선언한지 시간이 좀 흘렀습니다. (http://nopdin.tistory.com/667) 처음 계획한 스타일의 새벽형 인간과 약간 다른 양상(?)으로 새벽형 인간의 길을 나름 걷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1주일 정도를 보면, 평균 기상시간은 5시 전후이고 (원래 계획은 4시였습니다) 출근은 5시 35분 9호선 급행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6시 35분 급행을 타고, 그 전에 집에서 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6시 35분 급행을 타면 시내의 환승 구간에서 사람들이 너무 많아 혼자 잡생각을 하기에 적절치 않더군요.

결론적으로 현실 적응형(!) 새벽형 인간이 되고 있는데, 그 전에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눈에 많이 보여서 잡생각을 하기에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사람이 너무 자신이 하는 일에만 몰두하면 몸과 마음이 핍폐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전한 잡생각은 인생에 도움이 된다라고 믿습니다. (개똥철학입니다, 웃음)

혹시 니가 말한 노인분들 간달프는 아니겠지!?


새벽 지하철, 특히 급행 / 완행 첫차를 타면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참 많습니다. 대부분 조금 허름해 보이는 옷가짐에 깊게 눌러쓴 모자, 그리고 인생의 고달픔이 느껴지는 주름살 가득하신 분들입니다. 지하철이 플랫폼에 들어서면 빈 자리를 차지하시기 위해 새치기 하는 것은 일상다반사고 자리에 앉으시면 눈을 감고 잠을 청하십니다. 덜컹거리는 지하철에 몸을 맡기고 몇 차례 문이 열리고 닫히면 부스스 일어나 자리를 비집고 출입문 앞에 자리를 잡으십니다. 이윽고 플랫폼에 열차가 멈춰서면 아주 바쁜 걸음으로 홀연히 사라지시곤 합니다.

이 분들은 생계를 위해 새벽같이 일을 나서는 분들입니다. 새벽 인력시장을 나가시던, (물론 인력시장은 더 일찍부터 시작됩니다) 한시간에 돈 몇천원 주는 일거리를 (그러나 생계를 위해 꼭 해야하는) 위해 노곤한 몸을 끌고 차가운 새벽 공기와 함께 하는 분들입니다.

시간이 지나며 7시, 8시를 향해 가면 지하철의 분위기는 젊은 혈기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단정한 정장을 차려입고 왁스를 발라 정리한 머리의 남성. 간밤에 늦게 잔듯 미처 화장 못한 얼굴을 다듬는 여성. 책이 한가득 들어있는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단어장을 펼쳐든 학생들. 새벽의 그 분위기와 사뭇 다른 장면이 연출됩니다.

같은 공간에 살면서 서로 다른 시간을 사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밖에 서고 싶은 마음속의 욕망과 관조자로서의 건방진 마인드. 결국 누군가 나를 볼 때, 역시나 둘 중 하나의 시간에 사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혼자만의 착각일지라도 잡생각을 하다보면 어느새 센티멘털한 감성 풍부한 10대의 청소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내일 아침도, 또다른 잡념에 빠질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말이죠.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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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싱가폴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 중 하나인 클라키 (Clarke Quay).
특히 금요일 밤이 지난 토요일 아침이면
뜨거웠던 광란의 시간을 보낸 후 더 짙은 정적만이 남아 있는 것 같은 이 곳.

2005년의 여행 이후 단 한번도 출장이 아닌 이유로 온적이 없어서
그 뜨거운 시간속에 몸을 담아보지는 못했지만
무거운 노트북 등에 지고 거북등을 해서 지나가며 본 사람들의 모습은
한주간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려는 듯한 외침이 느껴지던 곳.

KONICA MINOLTA | 2009:10:22 07:19:09

아침 일찍 일어나 부시시한 머리를 물 묻혀 정리하고 나서면
까만 새벽의 클라키가 나른 맞이한다.
아직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클라키의 새벽 공기는
사람들의 체취와 함께 엉키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KONICA MINOLTA | 2009:10:22 07:18:27

누구를 위해 밝혀져 있는지 알 수 없는 오색 찬란한 싱가폴 리버 위를 가로 지르는 다리.
잠시 기대어 습기 가득한 공기로 두 폐를 적셔본다.
파랗다 못해 시퍼런 하늘에게 " 내가 여기 있다 " 는 걸 알리고 싶어하는 것 같은 모습
아무도 건너지 않은 새벽시간의 다리는 내일도 불을 밝히고 있겠지.

KONICA MINOLTA | 2009:10:22 07:19:47

운동화 끈을 조여메고 뛰기 시작하면
뜨거운 공기가 땀구멍을 넓혀 놓은 것인지
어느새 주르르 등줄기를 가르는 땀방울이 느껴진다.

잊고 있었다.
이곳은 적도에서 멀지 않은 싱가폴이라는 것을.
일기 예보에 나오는 기온을 일부러 조작한다는 말이 왠지 맞는 것 같이 느껴진다.
이런 더위가 어떻게 30도 밖에 안된다는 말인지.

KONICA MINOLTA | 2009:10:22 07:24:30

클라키 중심가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열기를 머금고 문을 닫은 클럽의 정취가 이색적이다.
오래전 창고로 쓰이던 건물들이,
그대로 개조되어 사람들을 담는 창고가 되어 버린 21세기 한켠의 클라키.

KONICA MINOLTA | 2009:10:22 07:29:16

한참 사람들로 북적거렸을 이 곳도
또다른 하루의 정열을 받아들이기 위해 잠깐 쉬어가나 보다.
그래도 나무들은 혼자가 아니니, 쓸쓸하지는 않겠구나.
또 다른 피부색의 또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는 곳.

KONICA MINOLTA | 2009:10:22 07:30:17

들어오는 사람 없는 정적에 잠긴 불꺼진 클라키의 관문.
멀리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는 태양을 맞이하려는 것일까?

밤의 열기, 낮의 열기.
사람으로부터 오는 열기, 오억만리 태양에서부터 오는 열기.
그 모든 열기는 오래전 물건들이 드나들던 이 관문을 통해 오는 것이겠지.

KONICA MINOLTA | 2009:10:22 07:30:54

시간의 흐름이 뒤엉켜 버린 듯한 이 곳.
잠깐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무심코 생각해버리라는 속삭임.
태양이 뜨고, 또 다시 지면,
사람들은 다시 이곳에 모여 밤을 노래하고, 밤에 젖어가겠지.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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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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