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루째른이라 부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루체른이라 부르기도 한다. 어떻게 불리운들 뭐가 중요하겠는가? 스위스의 작지만 단아한 루째른을 한번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그 풍경과 고즈넉함에 푹 빠져서 돌아오니 말이다.

쮜리히 역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들르는 가판대에서 빵과 음료수를 샀다. 날씨때문에 몸이 더 허기져하고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뭔가 영양 보충이 필요했기 때문. 여전히 빗방울이 곳곳에 묻어있는 창문을 바라보며 신혼여행이라기 보다 Just 배낭여행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여행이 여전히 ing 임을 한참 즐기고 있었다.




그리 오래 달리지 않아 루째른 역에 우리는 도착할 수 있었다. 빗방울이 간간히 떨어지는 이른 시간이라 거리는 한적하다. 안그래도 조그만 도시인 루째른에 이 시간, 이 시기에 나타난 관광객은 그리 흔하지 않은 모습으로 비추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한두명의 손님만 태우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전차들은 사람들이 깨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몇 안되는 징표였다.


무작정 역을 나온 우리는 큰 호수를 끼고 여행 책자에 나온 " 빈사의 사자상 " 을 찾아 정신없이 걷기 시작했다. 날씨가 좋은 여름날이면 한가로이 사람들이 풀밭에 앉아 책을 보며 음료수 한잔을 하면 딱 좋을 분위기였지만 이런 날씨에는 왠지 을씨년스럽기 까지한 호수변 산책로. 그 길을 따라 15분쯤 걸어서 도착한 곳이 바로 " 빈사의 사자상 ".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를 위해 죽어간 용병들을 기리기 위한 암벽 조각 작품이라고 한다. 창에 꽂혀 죽어가는 쓸쓸한 사자의 모습이 인상적인 이 곳. 한 무리의 단체 관광객들이 시끄럽게 그 앞을 서성이다 사라져갔다.


빈사의 사자상을 내려와 마을 오르막길을 조금 올라가니 " 무제크 성벽 " 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남아있는 성벽을 그대로 두고 사람들이 모여사는 모습과 그 아래를 지나다니는 현대적인 느낌의 자동차들이 이색적이다. 인터넷에서 무제크 성벽을 검색해 보면 참 아름다운 사진도 많이 있던데, 여기까지 가서 뭘 한건지 지나고 나니 참 아쉬운 느낌이다. 스위스-파리 여행기 시작부터 지겹도록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날씨가 문제였던 것이다. -_-+


추운 날씨를 견디기 힘들어 서둘러 성벽을 내려오는 길에서 발견한 이름모를 성당. 유럽은 크건 작건 어느 도시에나 성당이 많아서 참 좋다. 맘 편하게 들어가서 경건한 마음으로 사색에 잠기게 하는 성당들. 이곳 역시 많은 여행객들이 지나며 들러서 5분이건 10분이건 마음속으로 기도를 하고 가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자고로 종교란, 마음의 안식처가 되야 하는 곳이지 일상에 부담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NoPD의 지론과 맞는 느낌이랄까.


마지막으로 루째른에서 꼭 보고 지나가야 하는 곳. 바로 카펠교다. 독일어로는 카펠이지만 영어로 읽으면 채플교라고 한다. 세계에서(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 다리이며 지붕까지 있는 목조 다리는 찾아보기 정말 힘든 양식이라고 한다. 루째른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리는 유적이랄까. 한가로이 다리 밑을 왔다 갔다하며 여유를 즐기는 백조(거위??)의 모습이 참 좋아보인다.


인터라켄으로 넘어가는 길에 잠시 들른 루째른. 정말 여름날 좋은 날씨에 휴양삼아 오기에도 참 좋아보이는 이 도시. 아쉬움 때문에 참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만 같다.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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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유럽 대륙을 호령했던 황제 나폴레옹의 대관식이 거행된 곳은 어디일까? 그의 조국 프랑스 파리의 한복판에 위치한 노트르 담 대성당 (Cathédrale Notre-Dame)이 바로 그곳이다. 그러면,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의 장례미사가 거행된 곳은 어디일까? 그곳도 바로 노트르 담 대성당 이다. 수많은 역사와 기록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회자되는 이 성당은, 파리 한 복판의 시테 섬 위에 위치하고 있는 고딕양식 성당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계속되는 우울하고 우중충한 날씨 덕분에 인터넷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뽀송뽀송한 구름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고딕 양식 성당의 모습을 찍지는 못했다. 비록 흐린 하늘 아래였지만, 그 명성을 아는 사람들의 발걸음까지 돌리기에는 역부족 이었을까? 살짝 추운 날씨까지 가미되어 추위를 피하며 성당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성당은 발디딜 틈 없이 복잡했다.


오렌지빛 조명이 내리쪼이는 연단에는 십자가와 여러 조각상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어디선가 희미한게 들려오는 파이프 오르간 소리는 왠지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듯 했다. 햇볕이 좋은 날이었다면 저 높이에 있는 스테인 그라스를 통해 오색 찬란한 빛이 이곳을 비추었을 거라 생각하니 흐린 날씨가 더욱 얄미울 뿐이다.


흡사 루미나리에 축제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을 한 거대한 스테인 그라스가 오늘따라 차분한 빛깔로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다. 추위에, 비에 한참을 고생한 모습을 안쓰러워 하는 듯 나긋나긋한 모습으로 지긋이 내려보는 느낌이다.


성당 오른편으로 가득하게 놓여진 초들. 수십개의 촛대를 가득채운 작은 촛불들을 보고 있으니 괜히 기분이 센티멘털해진다. 성당앞 진열장에 정신없이 놓여있는 우리나라 성당의 촛불들 모습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누군가의 작은 소망이 담긴 촛불 하나하나가 뿜어내는 작은 열기들이 추위에 지친 우리들에게 따스한 힘이 되어주는 묘한 상황. 모두들 무슨 생각을 하면서, 무슨 바램을 기도하면서 이 촛불에 불을 밝혔을까?


미사가 집전되려 하는지 사제로 보이는 분들이 제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멀찌감치 들려오던 파이프 오르간 소리도 이를 위한 예행연습이었던 것 같다. 두손 모아 가볍게 기도를 드리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노트르담 성당을 빠져나갔다.


날씨가 궂은 탓에 밖에서 성당을 한바퀴 돌아보지 못한게 무척 후회스럽다. 급하게 플릭커에서 찾은 성당의 바깥쪽 모습 전경. 앞에서 보던 성당의 모습과 다른 모습이다.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노트르담 대성당. 혹시 들르게 된다면, NoPD 처럼 실수하지 말고 꼭 바깥에서 한바퀴 돌면서 천천히 모습을 감상하는 여유를 갖도록 하자.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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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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