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유럽증시가 폭격을 맞았습니다. 중동 석유 거래의 중심, 두바이의 국영 회사 두바이월드의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자금을 대고 있던 금융주들 중심으로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빌려준 돈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한다면 금융위기 만큼은 아니겠지만, 큰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겠지요.

두바이는 석유가 나지 않는 아랍에미레이트 연합의 한 도시국가 입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두바이 유가는 이곳에서 많은 석유 중개 거래가 일어나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석유가 나지 않는 도시국가인데다, 중동의 석유가 고갈되기 시작하면 먹고 살 걱정이 되기 시작한 두바이의 국왕. 국왕의 강력한 의지로 (불도저?) 시작된 것이 바로 두바이의 건설 붐입니다.

세계적인 호텔과 상업 오피스 지구를 만들어서 금융 허브, 경제의 허브 그리고 부수적으로 관광까지 국가의 축으로 삼겠다는 목표로 추진되는 중이었지요. 작년 8월경 두바이로 3주간 업무 출장을 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온통 사막밖에 없는 (아랍에미레이트 연합 국토의 99%는 사막입니다) 곳에 여기저기 미친듯이 지어지던 건물들과 도로들. 두바이를 가로지르는 셰이크 자예드 고속도로 양쪽으로 늘어선 끝없는 타워 크레인의 행렬. 이곳이 세계인의 눈이 쏠린 두바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 두바이가 지금 큰 위기에 빠졌습니다. 경제가 호황이던 시절, 전세계의 자금을 쓸어담듯 끌어와 시작된 차입 기반의 건설 경기. 돈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당연한 수순으로 위기가 찾아온 것입니다. 사막의 나라에서 모래성을 쌓다가 한순간 무너져 버리는 모습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군요.

KONICA MINOLTA | 2008:08:15 17:28:50
이번 채무 불이행의 시작, 국영 기업의 건설 자회사 나크힐 (NAKHEEL)
지금쯤 저 깃발들은 다 찢겨 나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KONICA MINOLTA | 2008:08:15 17:06:49
팜 주메이라로 넘어가던 길.
안그래도 을씨년스러웠던 저 길이, 지금은 더 황량해졌을 것 같습니다.
바다위에 지은 또 하나의 유령도시

KONICA MINOLTA | 2008:08:15 02:19:04
7성급 호텔이라 자뻑하던 버즈 알 아랍.
아직도 저렇게 불을 켜고 있을까요?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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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두바이는 참 묘한 곳이다. 전세계의 엄청난 돈을 끌어들여 이슈와 화재거리를 만드는 깨어있는 곳처럼 보이는 동시에 아랍 문화권의 독특한 풍습이 서방 세계의 문화와 오묘한 줄타기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길을 지나다 보면 종교와 관습에 따라 얼굴을 다 가린 사람부터 반바지에 핫 팬츠를 입은 사람을 동시에 만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이처럼 독특한 이 곳에서 해변은 어떤 분위기일까? 일전에 말레이시아 방문시 호텔 수영장에서 볼 수 있었던 전신 수영복 (박태환, 해켓이 입는 그런게 아니라 뭔가 좀 잠옷 스러운...) 을 또 보게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종교가 모든 것에 상위하는 아랍국가에서 당연한 상상일 것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외국 문물을 받아들인 깨어있는 아랍인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해변을 따라 길게 늘어진 도시국가인 만큼, 해변도 일직선으로 시원하게 뻗어 있는 위성사진 모습이다. A 라고 표시된 곳이 이제 한참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해변이다. 내륙으로 리조트 시설이 들어와 있고 주차도 역시 이곳에서 할 수 있다.

왼쪽 아래 2/3 정도 지점에 있는 조그만 섬처럼 보이는 곳이 버즈 알 아랍 호텔이니, 호텔에 식사 예약을 해두고 쥬메이라 비치에서 해변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워낙에 더운 나라인 만큼 해변의 모래는 뜨겁다 못해 멈춰 있으면 화상을 입을 것 같았다. 부드럽지 않고 퍽퍽한 것이 왠지 인공적으로 만든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KONICA MINOLTA | 2008:08:08 19:20:10

야자수가 길게 늘어진 곳에는 가족 단위 혹은 연인 단위의 손님들이 시원한 그늘을 차지하고 앉아있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아랍의 리듬이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빌보드 탑 10 에 한참 올라 있는 팝송이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KONICA MINOLTA | 2008:08:08 18:46:37

조금 외진 곳에는 노동자로 이곳에서 파출부 혹은 막일을 하는 동남아에서 온듯한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화려하고 엄청난 두바이의 겉모습 뒤에는 인도, 동남아에서 싼 비용에 데려온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어디에나 그렇겠지만, 늘 보이지 않는 곳에는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이곳은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다. 아니, 모든 해변이 사진 촬영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을 것이다. 비키니를 입고 한가로이 음료수를 마시며 책을 읽는 외국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마도 아랍계 여인들의 모습이 노출되는 것이 납득하기 힘들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하여 몰래 찍은 사진엔 건장한 아랍 아저씨들 세명이 걸어가는 모습이 잡혔다. -_- 몸매가 아름다운 근육질의 아저씨도 아닌, 평범한 늘어진 뱃살이 정감 가득하게 느껴지는 전형적인 아랍 아저씨들의 모습. 이 사진을 찍고 해변으로 카메라를 들고 다가가다 경비(?)에게 제지를 당했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참 아쉬웠다.

조금만 누워 있어도 온 몸이 붉게 익을 것 같은 두바이의 해변. 색다른 무언가는 없었지만 그냥 문화의 목욕탕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바다, 모래라는 매개체를 통해 만나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참 좋았다. 야자나무 아래에서 시원한 과일 쥬스 한잔 마시며 한낮의 오침을 취하면 정말 좋을 것 같은 이곳. 쥬메이라 비치!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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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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