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을 빠져나오니 따뜻한 햇살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11월을 한참 지난 즈음이라 이미 서울은 초겨울 날씨가 한참이었지만 이곳 제주도는 아직 겨울은 오지 않은 것 처럼 따뜻한 기운이 곳곳에 남겨져 있었습니다. 제주석 분재원으로 들어가면서 그런 분위기가 더욱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중국 사람인가요? -_-;) 오래전부터 자연을 집안에 옮겨 놓고 싶어서 만들기 시작했다는 분재. 분재를 당하는(?) 식물에게는 고통스러운 순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름다운 자태의 분재를 하나씩 보고 있으면 "아~" 하는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곤 합니다. 집안에서 풍류를 즐기겠다는 오만한 발상이 만든 걸작이랄까요? 다양한 종류의 분재가 전시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멋지다라는 말을 나오게 할만한 많은 분재들이 한림공원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여전히 가을을 다 머금지 못한 단풍나무 분재는 가까이에서 접사로 촬영하면 커다란 단풍나무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섬세한 모습입니다. 하늘을 가릴듯 무성하게 우거진 이파리들에서 오래된 단풍나무의 자태가 느껴지는 것 같더군요.


따뜻한 햇살을 더 따뜻하게 느껴지게 하는 것은 드문드문 심어진 은행 나무였습니다. 아직 한참 가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지 녹색과 노란색 그리고 연노란색이 어울어진 것이 보고 있으면 괜히 따뜻해지는 느낌입니다. 나뭇잎 하나 떼어 늦은 가을의 아쉬움을 책장속에 담아두고 싶어지더군요.


외계인 한 부대가 모인걸까요? 기이한 모습의 돌들을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오와 열을 맞추어 늘어선 돌의 모습이 풀밭을 한참동안 뒤덮고 있습니다. 갑자기 모아이(MOAI)의 석상이 생각나는 것은 저뿐일까요? ^^


제주도 하면 돌이 유명하고, 돌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돌하르방(돌하루방?)이 아닐까요? 한림공원 안에 위치한 민속촌 (이라고 적고 밥먹는 곳 이라고 읽습니다) 앞에 커다란 돌 하르방이 인자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쪼만한 혜린이가 더욱 작아보이네요~


인공 폭포와 넓은 풀밭이 가득한 곳은 제법 바람이 차가웠습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면서 공기가 차가워 지는게 느껴졌지만 쓸쓸하게 서있는 몇 안되는 갈대는 떠나는 가을을 붙잡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직 아름다움을 다 뽐내지 못한 가을 꽃들은 늦으막히 이파리를 넓게 펼치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코스모스, 국화, 이름모를 꽃들까지, 가을이 한참일 때나 어울릴 것 같은 꽃들이 저마다 키재기를 하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늦은 가을 꽃의 환송을 받으며 한림공원을 빠져나왔습니다. 오래전 한 아버지의 꼬마로 들렀던 한림공원과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들른 한림공원은 새삼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제게 주었던 것 같습니다. 내 아버지였던 사람이 이제 내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 참 묘한 시간이었습니다. ^^

2009/03/26 - [Trouble? Travel!/'08 Korea (Jeju Is.)] - 제주도 안의 또다른 세상, 한림공원 Part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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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해안도로를 따라 협재 해수욕장을 지나면 바로 한림공원으로 가는 이정표가 눈에 띕니다. 지도의 중간부터 우측, 아래쪽으로 넓은 숲처럼 보이는 곳이 전부 한림공원 입니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한림공원은 많은 사람들이 이색적인 식물을 보기 위해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한림공원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아열대 식물들 2천여종이 모여있는 인공 공원입니다. 식물원으로 유명하지만 협재굴, 쌍용굴이 공원 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분재원, 민속마을, 수석전시원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모여있어 한가로이 시간을 노닐기에 적당한 곳입니다. 혜린이에게 한큐에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NoPD를 이곳으로 이끈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문득 듭니다.

참 크다 -_- 원래 모래밭이었다는;;


공원의 규모에 비해 그리 크지않은 주차장이 먼저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해안가라 그런지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바람을 피해 옷길을 여매고 입장 티켓을 끊고 서둘러 공원으로 들어섰습니다. 몸무게가 제법 나가기 시작한 혜린이를 아기 유모차를 빌려서 태우기로 했으나 관리상태가 좋지 않아서 (오래되서 낡고 좀 더럽더군요) 망설여 지더군요. 하지만 이 넓은 공원을 아기를 안고 돌아다니기에는 역부족이라, 아기 손이 닿을 만한 곳은 물티슈로 깨끗이 닦고 태웠습니다.


이곳 분위기는 가을 국화축제?


나무들이 많아 바람을 잘 막아주는 탓에 공원 자체가 야외 임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 보다 많이 춥지는 않더군요. 선인장 친구가 웰컴! 을 외치고 있습니다. 자, 표를 샀으니 어서 내고 들어가시게~ 하는 눈치군요.


지도를 보니 크기가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다녀갔던 한림공원과 지금의 한림공원은 무척 많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새로운 볼거리들도 늘었고 다국어-_- 지원중인 게시판의 안내문도 눈에 띄었습니다. (물론 맞게 쓴건지는 검증이 안된다는...)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다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발걸음을 서둘렀습니다.


동남아 출장 다닐때 지겹게 보던 열대 나무들이 산책로 주변으로 빼곡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꽤 오래 자랐다는 것을 말해주듯 높게 뻗은 나무들은 이 곳 제주도와 왠지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제주 공항을 처음 나왔을 때 느꼈던 "오, 제주도가 이랬던가" 와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이국적인 느낌이 인상적입니다.


아열대 식물들이 많다보니 곳곳에 온실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왠지 듬성듬성 심어져 있는 선인장이 어설퍼 보이긴 하지만 차가운 기운을 피하기에는 안성 맞춤입니다. 아기가 있다 보니 온실이 무척 반갑더군요. 공기를 가득채운 습기가 목을 감싸옵니다.


희귀한 식물들도 참 많았는데 용설란이란 식물은 그 잎이 엄청나게 커서 이곳을 다녀간 많은 사람들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게 인간의 심리인지라, 이런 문구를 보니 "하나 적어봐?"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공원 곳곳에는 식물을 가지고 만들어둔 포토 존이 있었습니다. 하트를 잘 보시면 나무 굵은 줄기를 하트 모양으로 만든 것이 보입니다. 놀이동산에 있는 철제 하트보다 훨씬 좋아 보이지 않나요? 온김에 가족 기념샷을 한장 찍어 봤습니다. 사진은 혜린이 할아버지가 찍어주셨다지요~

자, 또 들어가보라고 팻말이 박혀있습니다. 그 연유는 모르겠으나 이름이 "꽝꽝나무"인 식물이 뒤에 보입니다. 왜 저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네이년에게 한번 물어봤습니다. 이 나무는 불에 태우면 "꽝꽝" 하는 소리가 난다고 합니다 -_-; 그래서 꽝꽝나무라는 아주 간단한 결론이... 쿨럭.


혜린이는 워낙에 노란색을 좋아하는데, 지나가던 길가의 꽃잎의 노란색을 보고 구경하자며 옹알옹알 거리길래 잠깐 멈춰 섰습니다. 할아버지와 다정한 한때를 보내는 것 같은 샷. 혜린이 얼굴까지 잘 나왔다면 더 좋았겠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샷입니다.


식물원과 몇개의 온실을 지나고 나니 이윽고 협재굴, 쌍용굴이 나타났습니다.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되어 있는 곳이며 용암이 지나가며 만든 오묘한 터널과 종유석이 빚어내는 다양한 모양의 조각으로 유명한 천연 동굴입니다. 어렸을 때는 정말 크고 길다고 느껴졌던 동굴인데 지금은 그냥 적당한(?) 크기로 느껴지네요. 그만큼 제가 늙었다는 말이겠지요 ㅜ.ㅜ


동굴 두개를 통과해 나오니 " 세계 인류의 평화가 이룩되도록 " 이라는 거친 푯말이 세워진 은행나무와 가을 빛깔을 가득담은 국화 꽃, 분재들이 NoPD 를 반겨주었습니다.

To be continued...

2009/03/14 - [Trouble? Travel!/'08 Korea (Jeju Is.)] - 제주도로 가는길! (부제 : N양, 생애 첫 비행기 탑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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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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