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한켠의 신착도서 코너에서 건조한 눈빛으로 "무슨 책이 쉽고 빠르게 읽힐까?"하는 생각을 하며 책들의 제목을 읽어내려가고 있었다. 저마다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싶어 안달이난 저자, 기획자 혹은 마케터의 마음이 느껴지는 찰진 제목들. 유난히 붉은 색의 표지를 가지고 있는 "소고기 자본주의"라는 책을 골라든 건, 제목이 던져주는 궁금함과 함께 NHK 의 프로듀서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는 저자 이노우에 교스케의 다소 도발적이지만 흥미를 이끌어낸 1장의 제목 "소고기 덮밥을 못 먹게 되는 날" 때문이었다.


잦은 일본으로의 출장과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음식중 하나가 바로 소고기 덮밥이다. 아르바이트 직원에 대한 격심한 노동과 걸맞지 않는 대우로 이름을 드날린 덮밥 체인, 바쁜 일본 직장인들이 출퇴근길 혹은 점심시간에 가벼운 주머니 걱정을 하지 않고 편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소고기 덮밥을 왜 못 먹게 된다는 것일까? 다소 가볍게 시작한 제법 진지한 경제의 이슈와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저자가 문장을 쉽게 써준 덕분인지 역자의 역량이 뛰어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진지함을 가볍고 빠르게 읽을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책이다. 




공교롭게도 바로 직전에 읽었던 "제로 성장 시대가 온다"에서 다루어진 이야기들이 연결되면서 책을 읽어 내려가는 속도는 간만에 전속력이 되었던 것 같다. 소고기 덮밥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저자는 소고기 값이 뛰면서 일본 국민들의 먹거리 사수에 목숨을 건(?) 일본 상사맨들과 함께 곳곳을 다니며 소고기를 두고 벌어지는 글로벌 매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연결해 나갔다.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즐기던 중국 사람들의 소고기 소비 폭증. 그 큰 시장에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벌어지고 있는 북미와 호주, 뉴질랜드의 축산업 변화는 시장 경제 체제에서 당연한 움직임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런 축산업을 받쳐주기 위한 사료 산업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조금씩 무게감을 더해갔다. 더 많은 소들을 먹이기 위한 콩의 재배와 공급 그리고 소비.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 여전히 만들어가고 있는 인덱스 펀드가 왜곡 시키고 있는 시장의 질서와 교란. 이런 것들이 하나로 얽히면서 파괴되어 가는 지구의 환경과 인류의 안전에 대한 이야기는 "소고기 덮밥을 못 먹을지도 몰라!"라며 피식 웃게 만든 독자를 이내 심각한 상황으로 몰아가기에 충분해 보였다.


벌레에 강한 품종 = 벌레도 먹지 않는 곡물 

- "소고기 자본주의" 중 GMO 이야기에서...


책의 후반부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저자는 한정된 지구의 자원과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먹거리의 위기를 어떻게 해쳐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으로 "산촌 자본주의", "어촌 자본주의"와 같은 소규모 공동체 기반의 에코시스템 부활을 이야기 하고 있다. 소비가 미덕이 되었고 나 혼자만 고상한체 해봐야 코베이기 십상인 시대에 이런 소규모 공동체, 에코시스템이 자리를 잡는건 분명 쉽지 않은 이야기다. 하지만, 자원의 고갈을 엄청난 비용과 위험을 감수하며 "생명 연장의 꿈"으로 만드는 것도 언제까지 가능한 시나리오일지 알 수 없다. 우리는 그저 이 모든 가능성을 이해하고 "나와 관계 없는 일이야!" 라는 생각에서 "내 밥상을 흔드는 일이라고!?"의 각성으로 깨어나는 것부터 시작하는 걸로 충분할 테니까.


"소고기 자본주의" / 이노우에 교스케 (엑스오북스) [자세히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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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사람에게 인생은 한 번 뿐입니다. 평균 수명은 의학기술의 발달과 위생의 개선, 다양한 환경 변화에 따라 점점 길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인생은 단 한 번이라는 사실입니다. 오래전 중국 진시황제가 불로초를 찾아 그렇게 헤메였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길이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삽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해답이 없는 영원한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인생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내가 살아가는 한 번 뿐인 삶의 질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직장에서의 일이 바빠서, 아이들 키우느라 바빠서, 집안일을 돌보고 교육에 신경쓰다보니 여력이 없어서 한해, 두해, 그냥 그렇게 보냈던 것이 바로 우리의 삶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명 연장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못한게 사실입니다.


정치인이었고 작가였으며 또한 사회운동가이기도 한 유시민씨가 쓴 "어떻게 살 것인가"는 그의 정치적인 성향, 걸어온 길을 일단 접어두고 잠시 삶을 돌아보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책입니다. 굴곡이 많았던 그였기에 이런 고민을 더 치열하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정신없는 삶에서 여유로운 자유인으로 돌아온 유시민씨의 고민을 들여다 보면서 잠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을 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얼마전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면서 외근 중심 업무에서 내근 중심으로 바뀌면서 생활패턴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 태어난 셋째 덕분에 앞으로 더욱 삶이 바빠질 것 같습니다. 정신없는 삶에 매몰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 것인가 아니면 이럴 때일수록 더 내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보고 살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출, 퇴근길에 정신없이 스마트폰을 쳐다보면서 사는 것은 그 나름의 가치는 있겠지만 삶이 보다 윤택해지고 의미 있어지도록 하는 삶은 아닐 것 같습니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나이 마흔이 되고, 쉰이 되고, 아이들이 사랑하는 누군가와 새로운 삶을 시작할 때, 나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어야 할까요? 그 고민의 시작을 이제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유인 유시민의 인생 고민, "어떻게 살 것인가" [자세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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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Daily NoPD/rEvieW2011.03.24 08:09
2001년. 군 제대이후 복학까지 남은 시간은 반년 이상. 무슨 아르바이트를 해볼까 기웃거리다가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시작한 일본의 조그만 여행사 웹사이트 구축. 구축 비용을 많이 받았던 웹사이트는 아니지만 옵션으로 받았던 것이 바로 일본 왕복 항공권. 여행사 사장님의 배려로 일본 방문 기간동안 숙박비 조차 들지 않았지만 뭔가 준비 없이 떠났던 여행이라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기억이 난다.

작년 홍콩 가족여행을 다녀오면서 2011년에는 꼭 일본을 가리라는 생각을 했었다. 도쿄 여행의 아쉬움과 초고가 전통 일본식 가옥에서 묵고 왔다는 선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일본 꼭 다시 한번 가보리라 마음을 먹었었다. 하지만 얼마전 터진 일본의 지진, 언제 회복이 될지 모르고 사실상 일본으로의 여행은 포기라고 봐도 될 시점. 아쉽지만 내년 혹은 내후년을 위해서 일본 공부를 더 하고 여행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중, 트위터로 언뜻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던 후배의 일본 여행 서적 출간 소식을 접했다. 들어가는 사람은 쉽게 들어가지만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은 용을 써도 들어가기 힘들다는 S전자 업체를 3년만에 박차고 창업을 한 당찬 여자후배. 리미군(http://www.rimi.kr)이 도쿄동경으로 유명한 블로거 베쯔니님 (http://endeva.tistory.com/)과 의기 투합하여 쓴 책.

도쿄와 인근에 위치한 카페 120 여군대를 돌아다니며 직접 먹고(요것이 핵심) 사진찍고 느낀 것들을 글로 담아낸 역작. 천편 일률적인 여행서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그런 틀을 벗어난 역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리미군은 NoPD 군과 같이 대학을 다니던 시절 사진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이미 사진 실력을 검증받은 친구. 책 곳곳에 묻어나는 그녀와 베쯔니님의 사진들과 글은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리미군에게 택배로 전달받은 도쿄 카페여행 바이블. 보기만 해도 살찔 것 같은 DARS 쵸콜렛과 이빨 구석구석에 녹아들어 단내 풍기에 할 것만 같은 캬라멜을 보내준 센스. 여담이지만 리미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http://www.rimi.kr 에서 진행되는 많은 이벤트들은 본인의 취향에 맞는 먹거리들을 보내주는 경우가 많다. 즐겨찾기에 추가해 두고 끊임없이 펼쳐지는 요리의 향연에 빠져보는 것은 리미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 이런 책을 쓸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여행서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올 컬러로 구성되어 있는 도쿄 카페여행 바이블. 생각보다 두툼한 것이 페이지도 많지만 사진 한장한장, 글귀 하나하나를 읽다보면 후루룩 읽어버릴 수 있는 양. 하지만 또 읽고, 또 읽고, 그곳에 가고싶은 생각이 들 즈음 이 책을 다시 꺼내들고 캐리어에 짐을 쑤셔 넣을 것 같은 느낌이다.

 
 
애 둘 낳은 아빠라고 놀려주는 센스 ㅎㅎ. 될성싶은 나무는 새싹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평범하게 S전자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그냥 그런 길을 가는가 싶더니, 3년만에 박차고 나와 청운의 꿈을 안고 달리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몇년째 회사에 얽매여 두꺼운 개발자 서적을 뒤적이며 고객 앞에서 살랑거리는 내 모습과 오버래핑되며 괜히 우울해 지기도 한다. 
 

 
참 매력적인 책이다. 아직 다 읽어보지 못했고 4월달이나 되어야 제대로 읽어볼 수 있을 것 같지만 몇 꼭지 골라서 읽다가 책을 다 읽어 버릴 것만 같아서 책상위에 덮어두고 오늘 아침 출근길을 나섰다. 출근길을 나서는 기분과 여행을 떠나는 새벽길. 참 다른 두 길을 생각하면서 괜히 떠나지도 않은 여행 계획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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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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