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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잡한 서울에서의 산책, "보통날의 서울 산책" (구지선 지음)
    Daily NoPD/rEvieW 2012. 4. 3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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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은 참 정신없고 번잡한 도시다. 외국이나 다른 지역에서 온 누군가가 보면 그 역동성 때문에 Dynamic Seoul 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만큼 활발한 도시 일지도 모르겠지만 늘 서울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잠시 숨쉴 틈 없는 24시간 돌아가는 공장처럼 답답한 곳일수도 있다. 사람마다 느끼는 바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후자에 가까운 도시가 서울이다.

    수원에서 태어났지만 대부분의 생애를 서울에서 보낸 것 때문일까? 답답해 하면서도 서울에서 일어나는 모든 프로세스(Process)가 어색하지 않고 뭔가 바쁜듯 쉴 틈 없는 서울의 생활을 싫어하지만 나도 모르게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는 걸 발견하곤 한다. 이런 것도 서울이 주는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서울안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다

    그동안 서울에서의 여유를 다룬 책들은 참 많았다. 한 두권 읽어본 책들도 있지만 (
    2011/09/20 - 서울의 열다섯 동네, 그곳에서 찾은 보물 같은 가게 이야기) 대부분은 서점에 진열된 것만 보고 손에 들어 보지도 못한 것들이다. 서울에서의 짜투리 시간이란 그런 잉여력 넘치는 책들 보다는 나를 만들고 개발하는 책들을 읽기 강요당하고 있기 때문일거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무언가를 뒤적이는 지하철과 버스의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은 왠만해서는 쉽게 느껴지기 힘든 일이다.

    출처 : Koreatimes (http://www.koreatimes.co.kr/www/news/include/print.asp?newsIdx=104019)

     
    이직 후 더욱 이런 삶에 찌들어 있던 NoPD 에게 손을 들고 책을 읽을 수 밖에 없게 했던 매력적인 제목의 책, "보통날의 서울 산책"은 충분한 휴식은 아니겠지만 쉬어 감이 필요했던 내게 간접적으로나마 숨을 쉴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 보니 이미 서울에 대한 다른 책도 썼고 화려한 여행 관련 경력이 끝도 없던 저자라 "이 분은 과연 쉬어가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보통날의 서울 산책

    보통날은 무엇일까? 무언가 특별한 하루일수도 있고 기억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똑같은 일상을 보내낸 하루일수도 있을거다. 그냥 나의 하루하루를 보통날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바빠서 정신 없는 하루던 뭔가 힘이 없어 잉여력으로 보낸 하루던 보통날이란 서울에서 내가 보낸 그냥 하루라고 생각하고 싶다. 산책이라는 것이 뭔가 마음을 다잡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 소소하게 발견해야 한다고 저자의 의도를 해석하면 너무 넘겨 집는 것일까?

    이미 알고 있던 곳들, 혹은 몰랐던 곳들을 소개하는 저자의 글들은 꼭 그곳에 가지 않아도 그가 그곳에 있는 의자에 앉아 이 글을 떠올렸을 순간을 생각하며 여유를 찾을 수 있게 해 주었다. 책이 주는 묘미라는 것은 행간, 페이지간을 넘기며 저자의 시선으로 사진을 보고 음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로그의 글을 읽는 것과는 또 다른, 광고 따위가 걸려 있지 않아 내 몰입을 방해할 무언가 없다는 것이 책의 매력이다. "보통날의 서울 산책"은 그런 관점에서도 참 매력적인 책이다. 하나 더하여 얇고 가벼운 책이라 읽는 것 자체도 일종의 산책처럼 느껴지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가볍게, 시선과 마음을 공유하는 것. 휴식이란 어쩌면 산책처럼 별 것 아닌 일상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것일 테니까.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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