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홍콩으로 3시간여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후, 9시간 30분간의 휴식 없는 홍콩 둘러보기를 마치고 나서 다시 인도행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오래전 태국 방콕을 가면서 탔던 저가항공 오리엔탈 타이의 안좋은 추억 때문에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해서 그닥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번 여정을 위해 항공권을 예약하다보니 홍콩 경유, 방갈로로 가는 비행기는 드래곤에어(Dragon Air)를 탈 수 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했습니다.

사실 드래곤에어가 저비용항공사 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모회사인 캐세이퍼시픽에 대비하자면 중거리 내지는 단거리 운행을 중심으로 하고 있을 뿐이고 캐세이퍼시픽과 많이 겹치지 않는 운항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캐세이퍼시픽이 인도의 뭄바이나 뉴델리 등 주요 도시를 커버한다면 방갈로는 드래곤에어가 커버하는 식입니다. 결정적으로 비행기 표 가격이 그닥 싸지 않아서 저비용 항공사가 아니거나 저비용 항공사의 탈을 쓴 중형 항공사일 것 같습니다

Apple | 2013:10:20 22:06:58

 홍콩에서 방갈로를 향하는 드래곤에어의 기종은 에어버스333 계열이었습니다. 서울에서 홍콩으로 올때 탑승했던 케세이퍼시픽 CX417 편이 굉장히 오래된 항공기를 쓰고 있어서 좌석 디스플레이의 화소를 한땀, 한땀 헤아리다가 도착했던 기억이 있어서 조금 걱정 했습니다만 내부는 한 번 리뉴얼을 한 것처럼 깔끔하고 정갈해서 오히려 모회사의 노선보다 더 만족스러운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Apple | 2013:10:20 22:29:41

홍콩 국제공항(HKG)에서 방갈로 국제공항(BLR) 까지는 5시간 10분이 걸리고 시차는 2시간 30분이 발생합니다. 서울 기준으로 시차를 따지자면 3시간 30분의 차이가 생기는 셈입니다.  홍콩에서 1시간 적응하고 인도로 넘어가기 때문에 조금 더 시차에 대한 적응은 쉬울 것 같았습니다만... 잠시후 비행기에서 맥주 한잔도 안하고 내리 5시간을 자는 통에 호텔 입실후 잠이 오지 않아 곤란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ㅎㅎ.

 드래곤에어는 아이패드 미니급의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었고 터치 기반의 스크린인데 생각보다 반응 속도도 빠르고 한국어 원활했습니다. 이코노미 좌석이음에도 생각보다 넓은 공간을 쓰는 느낌이었는데요, 2-4-2 배열이라서 괜히 느낌이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천-홍콩간에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3-4-3 배열이라 창가에 앉은 사람들은 화장실 한 번 갈때도 꽤나 불편했으니까요.

잠들기전 가이드 받았던 기내식 안내에는 서양식과 인도식의 두가지 옵션이 있었습니다. 이후 잠에 푹 취해서 옆자리 아저씨가 드시는 식사를 보니 생각보다 양도 넉넉하고 음식의 향미도 나쁘지 않아 드래곤에어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네요. 승무원들이 전원 홍콩 분들이었는데 웃음을 잃지 않는 친절함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인도를 가면 늘 뉴델리로 갔었고, 필연적으로 인드라간디 국제공항을 이용했습니다. 연착에서부터 좁은 대합실과 바글거리는 사람들, 그리고 이미그레이션의 놀랄만큼 짜증스러운 느린 속도와 불친절함이 그동안 인도 공항에 대한 저의 인상이었습니다. 방갈로 국제공항은 인드라간디 공항과 비교해 볼 때, 시설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친절도 측면에서도 훨씬 나은 편입니다.

물론 이미그레이션 홀에서 입국 심사를 받기 전에 작성해야 하는 이미그레이션 폼을 하나도 준비해놓지 않아 미리 기내에서 폼을 작성하지 않은 사람들은 입국 심사를 받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닐테니 하면서도 새벽 시간에 도착해 피곤한 승객들에게는 그다지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을 겁니다. 

Apple | 2013:10:21 02:05:29
 
수화물도 생각보다 빨리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시간에 도착한 비행기가 적어서 그런 거였을까요? 뉴델리에 도착하는 비행기는 늘 짐을 여러개 챙겨오는 사람들이 많았던 반면 이곳 방갈로에서는 외국인도 많고 짐도 나름 컴팩트? 하게 가지고 온 사람들이 많아 더 나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서둘러 짐을 챙기고 나와 픽업을 나오기로 한 기사를 찾아 게이트를 빠져나갔습니다.

Apple | 2013:10:21 02:29:12
 
인도는 늘 올때마다 묘한 기분이 드는 동네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리면서부터 시작되는 서열과 계층이 나누어진 느낌. 십수억 인구를 또 다시 가르고 있는 그 안에서의 인종 구분과 팽팽한 긴장감. 가로등 하나 제대로 켜지지 않은 외곽의 도로를 타고 방갈로 시내로 진입하면서 몇 년전 느꼈던 뭔지 모를 답답함이 다시 스믈스믈 기어나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어쨌든 간에... 인도! 오랜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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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Daily NoPD/rEvieW2012.04.11 08:07
인생이 왠지 크게 바뀔 것 같은 때가 한 번 있다면 언제일까? 사람마다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이십대라는 자유를 떠나야만 할 것 같은 삼십대로의 나이듦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인생의 큰 전환점처럼 느껴질 것이다. "떠나라, 외로움도 그리움도 어쩔 수 없다면"을 쓴 이하람씨도 스믈아홉이 얼마 남지 않은 늦은 12월, 비슷한 생각을 했었나보다. 홀연히 삼십대를 인도에서 맞이하기 위해 부랴부랴 보딩패스를 챙겨들고 떠난 여행이야기. 이 책은 그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지금도 같은 캐치 프레이즈를 쓰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한동안 인도 관광청의 홍보 문구는 "Incredible India" 였다. 어떤 의미를 가지고 그런 문구를 사용했는지는 그들만 알겠지만 인도를 한번이라도 다녀왔던 사람이라면 절로 고개를 끄덕일수 밖에 없는 표현이다. 땅이 넓고 사람이 많은 만큼 그 곳, 인도에서는 생각치도 못했던 일들이 하루하루의 기억을 만들어 줄 때가 참 많다.


요가와 명상이 인도에서 발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번잡한 회사 업무와 사내 정치의 고민도, 학업에 대한 생각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긴 인생의 한켠에서 우두커니 잠겼던 고민들도 인도 사람들의 일상을 보는 동안은 잊을 수 밖에 없다. 다만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질 뿐이고, 내가 하던 고민들이 참 부질 없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휘감을 뿐이다.

명목상으로 폐지된 카스트지만 여전히 인도 사람들의 일상은 카스트의 틀에서 움직이고 있다. 불가촉민부터 브라만까지 오랜 세월동안 그들의 생활을 지배하던 율법이 하루 아침에 어찌 없어질 수 있겠는가? 도비고트에서 이른 새벽부터 빨래를 치고 말리는 최하층민들의 삶은 죽은 뒤 갠지스강에 재로도 뿌려질 수 없어 다음 생에서 새로운 삶을 추구할 길 자체가 막혀버린 극한의 삶이다.

온갖 고민들과 생각들이 많던 삼십대의 입구에서 작가가 했던 번잡함, 또 우리가 했던 사치스런 고민들은 그들 앞에서 참 의미없는 것들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세상의 번잡함에서 잠시 물러서 새롭게 삶을 시작하고 싶을 때 인도를 찾는가 보다. 수십, 수백, 수천년 전의 삶과 초현대적인 삶이 뒤섞인 그 곳. 인도는 여전히 우리에게 놀라움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고 있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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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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