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 중 하나인 클라키 (Clarke Quay).
특히 금요일 밤이 지난 토요일 아침이면
뜨거웠던 광란의 시간을 보낸 후 더 짙은 정적만이 남아 있는 것 같은 이 곳.

2005년의 여행 이후 단 한번도 출장이 아닌 이유로 온적이 없어서
그 뜨거운 시간속에 몸을 담아보지는 못했지만
무거운 노트북 등에 지고 거북등을 해서 지나가며 본 사람들의 모습은
한주간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려는 듯한 외침이 느껴지던 곳.

KONICA MINOLTA | 2009:10:22 07:19:09

아침 일찍 일어나 부시시한 머리를 물 묻혀 정리하고 나서면
까만 새벽의 클라키가 나른 맞이한다.
아직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클라키의 새벽 공기는
사람들의 체취와 함께 엉키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KONICA MINOLTA | 2009:10:22 07:18:27

누구를 위해 밝혀져 있는지 알 수 없는 오색 찬란한 싱가폴 리버 위를 가로 지르는 다리.
잠시 기대어 습기 가득한 공기로 두 폐를 적셔본다.
파랗다 못해 시퍼런 하늘에게 " 내가 여기 있다 " 는 걸 알리고 싶어하는 것 같은 모습
아무도 건너지 않은 새벽시간의 다리는 내일도 불을 밝히고 있겠지.

KONICA MINOLTA | 2009:10:22 07:19:47

운동화 끈을 조여메고 뛰기 시작하면
뜨거운 공기가 땀구멍을 넓혀 놓은 것인지
어느새 주르르 등줄기를 가르는 땀방울이 느껴진다.

잊고 있었다.
이곳은 적도에서 멀지 않은 싱가폴이라는 것을.
일기 예보에 나오는 기온을 일부러 조작한다는 말이 왠지 맞는 것 같이 느껴진다.
이런 더위가 어떻게 30도 밖에 안된다는 말인지.

KONICA MINOLTA | 2009:10:22 07:24:30

클라키 중심가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열기를 머금고 문을 닫은 클럽의 정취가 이색적이다.
오래전 창고로 쓰이던 건물들이,
그대로 개조되어 사람들을 담는 창고가 되어 버린 21세기 한켠의 클라키.

KONICA MINOLTA | 2009:10:22 07:29:16

한참 사람들로 북적거렸을 이 곳도
또다른 하루의 정열을 받아들이기 위해 잠깐 쉬어가나 보다.
그래도 나무들은 혼자가 아니니, 쓸쓸하지는 않겠구나.
또 다른 피부색의 또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는 곳.

KONICA MINOLTA | 2009:10:22 07:30:17

들어오는 사람 없는 정적에 잠긴 불꺼진 클라키의 관문.
멀리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는 태양을 맞이하려는 것일까?

밤의 열기, 낮의 열기.
사람으로부터 오는 열기, 오억만리 태양에서부터 오는 열기.
그 모든 열기는 오래전 물건들이 드나들던 이 관문을 통해 오는 것이겠지.

KONICA MINOLTA | 2009:10:22 07:30:54

시간의 흐름이 뒤엉켜 버린 듯한 이 곳.
잠깐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무심코 생각해버리라는 속삭임.
태양이 뜨고, 또 다시 지면,
사람들은 다시 이곳에 모여 밤을 노래하고, 밤에 젖어가겠지.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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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어제, 그제 갑작스레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기사가 있었으니, 바로 청담동의 밤문화(?) 현장 사진들. 퇴폐적인 문화에 대해 일침을 놓으려는 기사라기 보다는 물타기 하는 것 아니냐라는 비판이 쏟아지고는 있지만, 청담동 밤문화 라는 아이콘에 정신줄을 놓고 재생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지고 있다. (이런 포스팅을 올리는 NoPD 역시 정신줄 놓은 한사람일지도 모르겠다.)

하필 왜 청담동이냐?

한국 사회에서 청담동이 가지는 의미는 조금 특별하다. 1990년대에는 "압구정동", "오렌지족" 이라는 단어가 상류층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단어들이었다면, 2000년대를 사는 지금은 "청담동", "신사동"이 그 단어를 대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청담동 사람들 (상류층 사람들") 은 뭘 하면서 놀고, 사는걸까?" 라는 궁금증은 꽤나 매력적인이다. 아니, 요즘 유행하는 말로 섹시하다고 하면 더 적절할까? 여하튼, 어수선한 정국속에 청담동의 밤이 누출(?)된 것이다.

3S 의 귀환?

전두환 -마르지않는 29만원 계좌의 신비를 가진- 대통령 시절과 같은 우울했던 시기에 3S 라는 정책이 있었다. Screen, Sex, Sports 의 첫 글자를 딴 말인데,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는데 아주 유효적절하고 효과적(?)이라고 검증이 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특히 Sex 는 이간의 본능적인 "관음증" 을 자극하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글 서두에 이야기 한 것 처럼 아주 섹시한 "청담동의 퇴폐적인 밤문화" 라는 아이콘이 이번 사건을 통해 (누가 유출했건 간에) 말하고자 하는 바다. 어제 한동안 모든 포탈 사이트의 검색어 1위가 청담통 클럽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잘 먹혀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새삼스럽게... 거기까지만 하자

사실, 많은 사람들이 상류층 사람들이 문란한 밤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을 뿐이지 여러 경로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인지하고 있다. 돌아가신 분의 이름을 들먹거리는 건 좋지 않지만, 언론계 유력인사가 용의자(?)에 포함되면서 우야무야 넘어간 (최진실법 만들자던 사람들이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 장자연씨 사건을 기억해 보자.

NoPD 생각에, 장자연씨 사건과 이번 청담동 클럽 밤문화 사건의 차이는 나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냥 그들(소위 상류층)이 노는 방식이 그런거지 새삼스럽게 퇴폐적이라는 등의 자극적인 단어를 쓸 필요도 없다. 본인들이 그렇게 살아오던 걸 왜 "불쌍하게" 청담동 클럽에서 "여느때 처럼" 하루를 즐긴 젊은이들에게 화살을 돌리는가? 거기까지만 하자.

차라리, 클럽에서 문란하게 놀고 끝낸 (물론 그 이후까지 간 사람도 있겠지만) 친구들이 더 나은거지 연예인 되보겠다는 꿈을 안고 그 바닥에 뛰어든 젊은이를 "유린"한 사람들이 더 낫기야 하겠는가? 이제 그만하자. 우린 고민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 이딴(!) 관음증 자극하는 유치한 짓은 그만하자.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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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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