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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내가 택한 길에 후회는 없을까...
    Daily NoPD/Dreaming Boy 2005. 3.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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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사한 직후 ASP.NET쪽 코딩을 조금 하다가 C# Winform으로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잠시 하다가 지금은 System Engineer 스러운 일을 하고 있다. 사내 시스템에서 검색되는 나의 직군은 "Software Engineer"다. 소속해 있는 부서 이름을 살펴보면 "개발2팀"으로서 뭔가 코딩을 조금 해야 할 것 같고 소프트웨어 디자인도 좀 해야할 것 같고, 효율적인 코딩과 아키텍쳐와 패턴에 관해서 연구하면서 밤을 지새워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가?

      갈등을 참 많이 한다. 대학교 4년, 아니 처음 프로그래머를 꿈꾸기 시작했던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이길이야"라고 확신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입사이후 참 많이 흔들리고 있는 나를 보게된다. 내가 흔들리는게 "꿈"과 "목표"가 흔들리는 것인지 아니면, 회사에서 내게 바라는 것과의 "차이"때문에 혼란스러워 하는 것인지는 아직 정확히 모르겠다. 한껏 어깨에 힘줘봐야 이제 입사 1년을 살짝 넘긴 아직 신입스러운 사원티를 벗지 못한 때문일까?

      시절이 참 어렵다 보니 확실한 껀수가 아니면 밀어주기 힘든것이 경영진의 입장이라는 생각은 많이 해본다. 입장을 바꾸어 내가 중견기업을 운영한다 생각해보면 역시 같은 결론을 내릴 것 같다. 아마도 그래서 더 많이 흔들리는지도 모르겠다. R&D 조직이 별도로 없는 상황에서 결재라인에 포진해 계시는 모든 분들은 당장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들을 원하는 거니깐 말이다.

      최근에 많이 사내에서 많이 화자되는 이야기들 중 하나가 "맞춤형"과 "범용"이 아닌가 싶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면 A라는 회사의 시스템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주고 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것은 "맞춤형", 소위 한국형 SI / NI 이다. 반면 "범용"이라는 것은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윈도우"라는 운영체제도 포함이 될 것이고 "오피스", 뭐 이런 것들이 포함되지 않을까 싶다. 개발자를 꿈꾸면서 후자에 포인트를 두었던 것이 지금 내가 겪는 갈등의 근본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안철수 연구소가 솔루션 업체로 사상 최대의 순익과 매출을 낸 것이라고 하니 대한민국에는 사실상 "범용 솔루션"을 개발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위험한 상상까지 하게 된다.

      "맞춤형"이라는 것은 사실 훨씬 쉬운 개발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때 그때 달라요"라는 말처럼 필요한 모든 펑션과 플로우를 구현해주기만 하면 고객은 큰 불만이 없다. 하지만 "범용"이라는 것은 예측가능한 상황들을 뽑아내서 미리 방어코딩이 되어 있어야 하고, 천차만별인 사용자들의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수행되는 코딩을 해야 하기 때문에 훨씬 힘들다고 생각된다. (아마도 그래서 "맞춤형"을 더 선호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트랙백에 걸린 PS2 인기게임 "그란트리스모" 개발자 카툰을 보면서 한번도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된다. 막연히 회사에서 바라는 일에만 끌려가는 것도 내 모습이 아닐것 같다.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은 당연히 내가 참여해서 업무수행을 해야한다. 하지만, 만년 이 자리에 내가 있을지도 모르고 언젠가 "그란트리스모" 개발자처럼 일할 순간이 올지도 모르고, "오피스"와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니까 내 자신을 준비하는데 게을러지면 안될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결론적으로 참 많이 혼란스럽지만 내가 택한길에 후회는 없지 않나라는 조심스런 문장을 도출해 본다. 일을 함에 있어서 중요한것은 "내가 즐기고 있느냐"라는 첫번째 대명제가 있기 때문이다. 어제 봤던 영화 "Ladder 49"에서 주인공 호아킨 피닉스가 존 트라볼타의 질문에 갈등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자네의 일을 사랑하나?"
          "......"


      현업에서 뛴지 1년을 살짝 넘긴 지금, 이런 고민을 충분히 그리고 넓게 많이 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생각외에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듣고 싶고, 이 길을 걷다 다른 길로 가신분들 그리고 늦으막히 이 길로 들어오신 분들의 이야기도 많이 듣고 싶다. 아직 난 어리니까. 이제 시작이니까. "개발자"라는 이름으로 내 혼을 담아낼 수 있게 될 그날을 위해서 좋은 밑거름이 될 것 같으니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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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No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