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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 윌리엄스 #1 : 블로거 닷컴, 우연히 탄생한 역사적인 서비스IT's Fun/SNS Revolution 2011. 7. 21. 09:44728x90
안녕하세요? NoPD 군입니다. 한동안 너무 바빠서 블로그 업데이트가 아주아주 뜸했지요 ㅎㅎ. 날씨도 더워지고 더 루즈해지면 안되겠다 싶어서 새로운 연재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원래 다른 목적으로 쓰고 있던 글인데 이래저래 바쁜 회사 업무 덕분에 일이 잘 안풀려서 ㅎㅎ 블로그 연재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아무쪼록 재미있게 읽고 대한민국의 SNS, IT 를 위해 큰 일꾼이 되실 수 있는 자극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미국의 젊은 창업자들은 재미있는 공통점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했던 빌 게이츠가 그랬고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도 그랬듯이, 에반 윌리엄스 역시 대학생활을 정상적으로 마치지 못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일년 반동안 네브라스카 대학 (University of Nebraska) 을 다닌 에반 윌리엄스는 학업을 그만두고 여러 조그만 스타트 업 (Start-up) 회사에서 일을 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윌리엄스는 고향으로 돌아가 잠시동안 집안의 농장일을 도우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잠시 IT 와 동떨어진 생활을 하던 그는 1996년, 컴퓨터 관련 기술서적으로 유명한 오라일리 미디어(O’RIELLY MEDIA)에서 마케터 자리를 제안받아 다시 기술 업계 근처로 갈 기회를 잡게 되었다. 한동안 농장에 있던 그에게 마케터로 일하는 것은 새롭고 즐거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마케터 일보다 글을 쓰는 것에 흥미가 있던 윌리엄스는 회사의 재가를 받아 마케터 겸 테크니컬 라이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단순히 글을 쓰는 것 뿐만 아니라 개발자로서 유수의 IT 업체들과 함께 일을 하기도 했는데, 인텔과 휴렛패커드 같은 회사들이 그의 파트너 회사들이었다.
Evan Williams (http://images.businessweek.com/ss/08/09/0929_most_influential/25.htm)
그렇게 3년여의 시간을 보낸 후 윌리엄스는 Pyra Labs 라고 이름 지어진 그의 첫 회사를 만들었다. Pyra Labs 는 Pyra 라는 제품명을 가진 웹 기반의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였다. 1999년 창업 이후 한참 개발이 진행되던 Pyra 는 중도에 시스템의 목표를 변경하게 되었는데, 이 때 탄생한 것이 바로 블로거 닷컴 (Blogger.com) 이었다. 개발중이던 소프트웨어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선회한 것은 너무나 엉뚱한 이유에서였다. 당시 Pyra Labs 에서 일했던 웹 개발자 폴 바우시 (Paul Baush) 는 그가 운영하던 개인 웹사이트를 블로그로 바꾸었는데, 정말 별 것 아닐 수 있었던 이 변화를 윌리엄스는 유심히 지켜보았다.
윌리엄스는 Pyra 에도 블로그와 같은 형태로 웹에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부가적인 기능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Pyra 에서 이 부가적인 기능이 갖는 의미는 일종의 내부 정보 공유 채널이었다. 이 컨셉이 점차 발전하여 모체인 Pyra 보다 더 큰 의미있는 발전을 하기 시작했고, 별도의 프로젝트로 분리하여 런칭한 웹 서비스가 바로 블로거 닷컴이었던 것이다. 믿기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블로거 닷컴은 프로젝트 관리자나 중간 관리자들이 할 일을 관리하는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던 Pyra의 하부 컴포넌트 중 하나였던 것이다.
Blogger.com
블로거 닷컴은 서비스형 블로그 서비스로서 당시 한참 붐이 일기 시작하던 블로그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며 등장했다. 1999년은 블로그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지 얼마 안되던 시기로 시장의 강자를 논하기도 힘든 시기였고 대부분의 블로깅 도구들이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던 때였다. 운 좋게도 블로거 닷컴은 기업을 위한 시스템의 일부로 개발이 되었던 덕분인지 글의 작성, 발행, 관리와 같은 근래의 블로그 서비스 혹은 도구가 제공하는 많은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1999년 8월 결국 Pyra 프로젝트가 아닌 블로거 닷컴이 공식 런칭되었다. 본래의 프로젝트가 아닌 서브 프로젝트가 발전하여 서비스화 된 사례로 이후 에반 윌리엄스가 역사에 남긴 많은 사례들의 길을 걸어간 첫 번째 프로젝트로 기록되게 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하지만 블로거 닷컴은 서비스 런칭 이후 그리 순탄한 길을 걸어가지는 못했다.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광고를 싣고 있었고, 이 광고를 없애는 1년 단위의 비용은 고작 12달러에 불과했다. 회사 자금은 점점 바닥을 드러냈고 급기야 공동 창업자였던 멕 휴리안마저 회사를 그만두고 떠났다.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흩어지면서 에반 윌리엄스은 혼자 블로거 닷컴을 운영해야만 했다. 당연히 재정은 넉넉치 못했고 서비스의 운영 자체가 버거운 날들이 계속 되었다. 이런 어려움을 겪던 블로거 닷컴이 회생할 수 있었던 것은 2001년 4월 벤처캐피털 트렐릭스 (Trellix)가 투자를 감행하면서 부터였다. 트렐릭스의 창업자인 댄 브리클린 (Dan Bricklen)은 투자를 결정하면서 블로거 닷컴이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사업 모델에 변화를 요구했다. 광고가 가능한 블로그 서비스인 블로그 스팟 (BlogSpot)과 프리미엄 서비스인 블로거 프로 (Blogger Pro)가 블로거 닷컴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미래를 내다본 벤처캐피털의 과감한 투자가 자칫 역사속으로 사라질 뻔 했던 블로거 닷컴을 구제했던 것이었다.
에반 윌리엄스와 댄 브리클린의 만남 (http://www.bricklin.com/log/blogger.htm)
그렇다면 블로거 닷컴의 미래를 보고 과감한 투자를 했던 트렐릭스의 댄 브리클린은 누구일까? 댄 브리클린이 8비트 애플 컴퓨터의 킬러 어플리케이션이었던 비지캘크(VisiCalc)의 개발자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소프트웨어 아츠 (Software Arts) 라는 회사를 설립해서 비지캘크를 개발, 판매하던 댄 브리클린은 1985년에 과도한 차입금으로 인해 회사 운영이 매우 어려웠던 시절을 겪었었고 후에 스프레드시트 시장을 석권했던 로터스 (Lotus)의 미치 (Mitch) 의 투자를 이끌어 내면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댄은 오래전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누군가에게 그 도움을 다시 전해준 것이었다.
우연히 데이브 와이너의 블로그를 보다가 윌리엄스의 회사 Pyra 가 처한 문제점을 알게 되었지요. 윌리엄스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And Then There Was One’ 이란 포스팅은 날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어요. 소프트웨어 아츠를 처음 설립하고 이야기 할 수 없었던 그 무언가 였지요 – 댄 브리클린, Trellix Fou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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