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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로맨스의 본고장, 베르사이유 궁전을 가다!
    Trouble? Travel!/'06 France, Switzeland 2008. 8. 2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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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아침일찍 로비에서 식사를 마쳤다. 젊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는데, "함께 있을때 우린 외롭지 않아"를 외치는 것처럼 일본어 큰소리로 떠드는 모습이 상당히 맘에 들지 않았다.

    유럽의 호텔들이 늘 그렇듯이 크지 않은 사이즈에 조금은 낡은 느낌의 호텔이었는데, 왠지 유럽에서는 깔끔하고 단정한 최신식 호텔보다는 이런 류의 유럽 냄새가 나는 호텔이 더 운치 있어 보이지 않나 싶다. 하지만, 아무리 배낭여행이어도 신혼여행이라는 컨셉에는 정확하게 상충하는 호텔인지라 와이프와 나는 내심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도, 다시 유럽에 온다면 또다시 이런 조그만 호텔에 묶에 되지 않을까 싶다.

    호텔 조식은 서양 아이들이 늘 해먹는 바처럼 베이컨 조각에 우유에 말아둔 씨리얼로 때웠다. 과일약간과 바나나는 늘 그렇듯 우리의 오후 일상을 책임져줄 간식거리로 가방에 넣고 우리는 호텔을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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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흐린날씨의 파리. 호텔 바로 앞 거리에 있는  Metro 스테이션으로 향했다. 어제 구입해둔 Carne가 아직 남아 있었다. 역시나 운치있는 Metro를 타고 우리는 베르사이유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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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사이유를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기차를 이용하여 가는 것이 가장 편하지 않나 싶다. 교외로 가는 기차는 국영철도인 SNCF인데, 간편하게 왕복 티켓을 끊으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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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5 유로 티켓 4장을 끊고 우리는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렸다. 티켓이 우리나라 서울 2기지하철 패스를 연상케 한다. 티켓에 적혀진 베르사이유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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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린 날씨 덕에 교외로 나가는 길도 그다지 이뻐보이지가 않았다. 평평한 벽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너저분하게 그라피티들이 가득했으며 누가 더 멋진 무늬를 만드는지 경쟁이라도 하듯이 다닥다닥 그라피티들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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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0분 정도 달렸을까? 짧고 경쾌한 안내를 특징으로 하는 유럽 스타일의 안내방송이 짤게 이어졌고 우리는 짐을 챙겨 열차를 내렸다. 어두운 날씨에 빗방울까지 간간히 내리는 베르샤이유 썅띠에역은 을씨년 스러움 그 자체였다.

    썅띠에역에서 베르사이유 궁전까지 버스를 이용해서 갈까 하다가 도보로 걸어가면서 동네 구경도 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사실, 처음에 버스를 어디서 타야하는지 정확히 모르기도 했거니와...쿨럭...) 쌀쌀한 날씨로 걸어가는 길이 그리 쉽지는 않았지만 어찌저찌 20분정도의 도보로 우리는 베르사이유 궁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유럽 배낭여행 비수기임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베르사이유 궁전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추운 날씨 때문인지 실외에는 그리 많은 사람들이 없었고 다들 실내 관람을 하고 있었다. 사실, 베르사이유 궁전의 제대로 된 맛은 맑은 하늘에 푸르르게 익어있는 나무들과 광활하게 펼쳐진 공원의 모습일텐데, 여기저기 공사하는 곳도 많이 있었고, 당연히 녹음이 우거진 수풀도 없었기에 흔히 사진에서 보아오던 맛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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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말로만 듣던 베르사이유 궁전에 왔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흥분했다. 약간의 비용만으로 조그만 전기차량을 빌려서 큰 공원을 둘러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을 것 같았으나 비바람이 몰아치는 차가운 날씨속에 사방이 열린 전기차량을 운행한다는 것은 조금 무리다 싶어서 포기했다.

    광활한 벌판에 서있으니 차가운 바람이 더욱 매섭게 느껴졌고, 실내 구경은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과 함께 우리는 일단 베르사이유를 철수하기로 했다. 많이 아쉽지만, 나중에 다시 파리를 방문하게 되면, 맑은 날씨일때 와보기로 하고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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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프와 함께 해외여행할 때의 철칙은 절대 한국음식을 먹지 않는다 였지만, 첫날부터 궂은 날씨로 너무 지쳐있던 우리는 이번 한번만 전략을 바꾸기로 결정을 했다. 베르사이유 궁전을 나와서 다시 기차를 타고 파리 시내로 들어왔다. 메트로로 갈아탄 우리는 어제 만났던 한국인 부부가 주고간 지도책을 펼쳐놓고 한국인 식당을 찾기 시작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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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지구가 아닌곳에 위치한 식당으로 가는 길은 매우 한산했고 추운 날씨 때문인지 사람들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 걸어오던 길에 유네스코 HQ도 보고(큰 의미야 없겠지만...괜히...쿨럭...) 관광의 탈을 쓰지 않은 파리의 거리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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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을 걸어 도착한 한국인 식당. 안에서 들려오는 정겨운 한국인 목소리가 너무 반가웠다. 향긋한 김치의 내음과 돌솥 도가니의 자글거리는 소리는 우리의 굼주린 배를 더욱 애처롭게 만들었다. 사람이 많이 있어서 조금 기다렸지만 원기회복을 위하여 꼭 한국음식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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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나먼 이국땅에서 맛보는 한국음식은 참으로 묘한 맛이었다. 사실 음식이 그렇게 맛나는 편은 아니었지만 한국인의 원기회복에 한국 음식만큼 좋은게 또 어디있겠는가? 파리의 두 이방인은 그렇게 또 하루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었다.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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