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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2. 출근길 풍경 : 실례합니다?
    Daily NoPD/NoPD's Thoughts 2008. 9. 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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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ene #1 : 버스안에서

    조금 늦게 집을 나선 탓일까. 늘 한가하게 타고 다니던 시내버스가 오늘은 만원이다. 기사 아저씨도 간밤에 안좋은 일이 있으셨는지 오늘따라 운전을 험하게 하시는 느낌이다. 잠을 쫒으며 손잡이를 잡고 선 사람들 사이로 또다시 승객들이 올라선다. 안그래도 좁은 버스, 분위기도 침울한데 말없이 앞에선 사람을 가방으로 밀치며 의자를 탈취하는 사람들. 승자의 표정은 보일지언정 미안한 표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Scene #2 : 지하철 안에서

    당산역에서 지하철로 환승을 하니 조금 살만하다. 강남 방면을 타고 다닐때는 이시간이 말그대로 전쟁이겠지만 시청 방면은 그나마 나은 것 같다. 저 멀리서 무료 일간지를 수거하는 아저씨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의 경험 때문일까, 나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진다. 아니나 다를까, 승객들을 밀치며 선반위에 올려진 주인 잃은 일간지를 챙기느라 거의 백병전을 하시는 듯한 모습이다.

    Scene #3 : 엘레베이터 안에서

    오늘따라 엘레베이터도 인산인해다. 족히 100명은 넘는 사람들이 엘레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17층 건물이니 그러려니 하고 내 앞의 엘레베이터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한참만에 온 엘레베이터는 삑~삑~ 소리를 내며 중량 초과를 알려준다. 똥씹은 표정으로 한명이 내리고 나서야 올라가는 엘레베이터. 자신의 사무실 층에 도착하면 아무말 없이 어깨를 밀치며 내리는 사람들. 다행히 NoPD가 내릴 15층에 도착하니 사람은 3~4 명만 남아있다. 이렇게 오늘도 아침 전쟁을 마무리한다.

    출장갔던 해외에서 늘 지겹도록 들었던 "Excuse Me~!"가 그토록 어려운 말일까. 영어로 할 필요도 없이 "실례합니다" 하면 되는 것을. 소통이 부족한 것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일상속 너무 깊은 곳까지 파고든 습관 때문은 아닐까 싶다.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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