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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9. 무너지는 두바이 신화, 사막의 신기루.
    Daily NoPD/NoPD's Thoughts 2009. 11. 2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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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유럽증시가 폭격을 맞았습니다. 중동 석유 거래의 중심, 두바이의 국영 회사 두바이월드의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자금을 대고 있던 금융주들 중심으로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빌려준 돈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한다면 금융위기 만큼은 아니겠지만, 큰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겠지요.

    두바이는 석유가 나지 않는 아랍에미레이트 연합의 한 도시국가 입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두바이 유가는 이곳에서 많은 석유 중개 거래가 일어나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석유가 나지 않는 도시국가인데다, 중동의 석유가 고갈되기 시작하면 먹고 살 걱정이 되기 시작한 두바이의 국왕. 국왕의 강력한 의지로 (불도저?) 시작된 것이 바로 두바이의 건설 붐입니다.

    세계적인 호텔과 상업 오피스 지구를 만들어서 금융 허브, 경제의 허브 그리고 부수적으로 관광까지 국가의 축으로 삼겠다는 목표로 추진되는 중이었지요. 작년 8월경 두바이로 3주간 업무 출장을 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온통 사막밖에 없는 (아랍에미레이트 연합 국토의 99%는 사막입니다) 곳에 여기저기 미친듯이 지어지던 건물들과 도로들. 두바이를 가로지르는 셰이크 자예드 고속도로 양쪽으로 늘어선 끝없는 타워 크레인의 행렬. 이곳이 세계인의 눈이 쏠린 두바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 두바이가 지금 큰 위기에 빠졌습니다. 경제가 호황이던 시절, 전세계의 자금을 쓸어담듯 끌어와 시작된 차입 기반의 건설 경기. 돈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당연한 수순으로 위기가 찾아온 것입니다. 사막의 나라에서 모래성을 쌓다가 한순간 무너져 버리는 모습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군요.

    이번 채무 불이행의 시작, 국영 기업의 건설 자회사 나크힐 (NAKHEEL)
    지금쯤 저 깃발들은 다 찢겨 나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팜 주메이라로 넘어가던 길.
    안그래도 을씨년스러웠던 저 길이, 지금은 더 황량해졌을 것 같습니다.
    바다위에 지은 또 하나의 유령도시

    7성급 호텔이라 자뻑하던 버즈 알 아랍.
    아직도 저렇게 불을 켜고 있을까요?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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