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 나라들만 가지고 있는 특징 중 하나가 길거리 식도락 문화가 발달해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포장마차와 같은 조그만 가게에서 언제든 허기진 배를 채울 무언가를 사먹을 수 있다는 것은 도도한 서양인들이 보기에는 조금 지저분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홍콩은 중국의 한 도시로서 먹는것에 아끼지 않는 혈통을 이어받아 길거리에서 사먹을 수 있는 것들이 꽤 많다. 야시장을 돌아다니거나 로드 샵을 쇼핑하면서 식당이나 깔끔한 레스토랑을 찾아 들어가는 건 참 힘든일. 길거리에 널려진 가게에서 먹거리를 찾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길거리 주전부리로 유명한 것들이 워낙에 많지만 그 중 계란빵을 꼭 먹어봐야 한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국인의 입맛에 딱맞는 편의점 라면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터라 한번 도전을 해봤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참 맛있고 비상시(?) 활용하기 딱 좋을 것 같은 느낌!
로드샵이 몰려있는 침샤츄이 동쪽편의 골목들이나 시내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계란빵 가게들. 보통 어묵을 비롯한 다른 주전부리와 같이 파는 가게들이 대부분인데 Park Hotel 근처에 계란빵만을 파는 전문점(?)이 있어 방문해 보았다.
언뜻 보기에 참 지저분해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그렇게 지저분하지는 않다. 우리나라의 길거리 떡볶이 포장마차도 사진으로 찍어두면 지저분하지만 실제로는 너무나 맛있는 음식을 파는 명소아니던가! 다들 출출함을 느낄 저녁식사 직전 즈음이라 쇼핑나온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서 계란빵을 사고 있었다.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순순한 계란빵이 11 HKD 로 2000원이 안되는 금액. 이것저것 들어가서 보라색, 주황색 등 다양한 계란빵이 있었지만 NoPD 가 도전해 본 과제는 평범한 노란색 계란빵.
보이는 것처럼 그대로 맛이 난다. (무슨 의미일까 ㅋ) 우리나라에서 먹는 계란빵과 컨셉이 조금 다르지만 그냥 따뜻한 계란맛이 나는 빵이다. 사람에 따라 계란 비린내가 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정도면 그냥 괜찮은 가격대비 성능비가 나온다고 본다.
계란빵을 뚝딱 먹어치우고 호텔로 들어오는 길에 출출함을 달랠 거리를 찾아 세븐일레븐에 들렀다. 홍콩은 구멍가게 대신 세븐일레븐이 엄청나게 많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소소한 물품들을 사기 위해 자주 들르게 된다. 재미있는 건, 여기서 조차 즉석에서 조리하여 파는 어묵들과 주전부리들이 참 많다는 사실.
유혹을 뒤로하고 진열장에 널린 수많은 라면들 중 한국산, 일본산을 뒤로하고 중국/홍콩산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아보았다. 그리하여 발견한 것이 바로 위의 제품. 맛은 우리나라 새우탕과 비슷하고 국물은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적당히 얼큰하고 시원한 해물맛!
혹시 홍콩에서 입맛이 안맞아 고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나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다면 가까운 편의점에서 위의 컵라면을 찾아보도록 하자. " 그래 바로 이맛이야! " 하시던 김혜자 선생님의 영상이 눈앞에 스쳐 지나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