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준비하는 동안 설레느냐 여행을 하는 동안 설레느냐.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전자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여행의 재미와 즐거움은 후자라고 합니다. 늦은 여름 싱가폴로 떠난 NoPD 는 두가지 마음을 칵테일처럼 뒤섞어 놓은 듯 한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2009년말, 한달동안 출장으로 방문했던 싱가폴로의 여행! 네살, 한살된 두 딸래미를 데리고 간 여행이라 더욱 설렘과 기대 그리고 걱정이 뒤섞인 것이 아니었을까요?
2006년 첫 여행이 그랬던 것처럼 싱가폴 항공의 SIA Holiday 에어텔 상품으로 떠난 2011년의 가족여행. 싱가폴 강을 따라 보트키, 클라키 그리고 로버트슨키까지 가야했던 갤러리 호텔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씨티홀 MRT 역 앞에 위치한 칼튼 호텔로 거처를 정하고 짐을 부랴부랴 챙겼습니다. 자정 넘어 출발하는 싱가폴 항공의 SQ609 편을 출발편으로 택한 것은 현지에서의 하루를 아쉽지 않게 보내기 위함과 어린 두 딸래미들이 가는 동안 푹 잘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늦은 밤 인천공항으로 가족들과 움직이는 탓에 여행사 상품 예약후 받은 장기주차 할인권을 사용해 보았습니다. 작년 홍콩 여행때 처음 장기주차장을 이용해 봤는데 업체만 깔끔하다면 대행업체를 이용하는게 직접 장기주차장에 차를 넣는 것보다 나아보였습니다. 입차와 출차를 터미널 동에서 직접 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간편하고 기동성, 시간절약등이 생깁니다.
아이들 외삼촌이 싱가폴에 있는 탓에 더욱 설레던 큰 딸래미. 힘든 시간일텐데도 짜증한번 내지 않고 묵묵히 엄마 아빠가 움직이는데로 따라와줘서 참 고맙더군요. 물론 현지에 도착해서 더운 날씨에 짜증을 많이 내긴 했지만, 어른들도 많이 더운 날씨였기에 충분히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싱가폴 항공은 외항사다보니 인천공항 터미널 내에서도 셔틀을 타고 한번 이동을 해야합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자국기에게 더 편리한 터미널과 게이트를 내주는 것은 전세계 모든 공항의 공통점이죠. 해외 여행의 재미중에 빼놓을 수 없는게 면세 쇼핑이기에 미리 시내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품을 찾기위해 터미널 이동을 조금 늦췄습니다. 출발이 늦다보니 면세점에서 상품이 입고되는게 23시더군요. 기다리느라 아이들이 더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공항에 아이들 놀이 공간이 없었는데 요즘은 소소하게나마 준비되어 있어서 그나마 아이들이 덜 지루해 합니다. 셔틀로 이동전에 있던 놀이터는 야밤에 출발하는 아이들이 없었는지 NoPD 가족의 독차지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3~40분을 신나게 놀았던 것 같네요. 터미널을 이동해서도 놀이터가 있긴 했는데 그냥 볼풀장만 덜렁 있고 그나마 좀 관리가 안되서 이용하면서 좀 찝찝하더군요 ㅋ
대부분의 면세점 물품수령장소가 본 터미널쪽에 있다보니 외항사를 이용하는 경우 셔틀을 타기전에 꼭 물품을 찾아야 합니다. 구조상 터미널 이동후에는 돌아오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칫 곤란한 상황을 겪을수도 있습니다. 신라면세점(
인터넷 신라면세점 할인구매 [바로가기])의 경우 셔틀 이동후에도 물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긴 합니다만 어떤 기준으로 양 터미널의 창구가 이용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
오늘 출국 컨셉으로 맞춰입은 세 여자의 옷. 한적한 시간대라 아이들이 사람에 치이지 않는 건 참 좋았습니다. 짐 찾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캐리어를 핸드 캐리 하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번잡한 시간의 공항은 아이들에게는 그닥 친절한 편은 아닙니다. 한적하게 공항을 전세낸듯 이런 저런 시설을 이용하는 재미가 나름 쏠쏠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바야흐로 기다리던 비행기 탑승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갈때의 장점은 줄을 기다리지 않고 순번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비지니스 게이트로 탑승할 수 있다는 점이죠 ㅎㅎ. 가볍게 비지니스 게이트로 탑승한 우리 가족은 영아용 Bassinet 이 설치되는 맨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싱가폴 항공은 인터넷으로 48시간전 체크인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원하는 좌석을 미리 확보하고 컨펌까지 해두면 공항 체크인 시간 맞추느라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싱에어 이용하시는 분들은 꼭 참고하시길.
자리에 앉은 큰 딸래미는 춥다며 담요를 찾았습니다. 재미있는 영화를 틀어달라며 헤드폰을 착용한 모습이 너무 예쁘죠? 이제 비행기에서 지가 보고 싶은 영화를 찾을 나이가 된 것 같아 한편으로는 괜히 서글펐습니다.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이 기쁨이자 아쉬움인 모든 부모의 마음이겠죠!
부산과 제주도를 오가느라 비행기를 이미 여러번 타본 둘째 딸래미는 엄마, 아빠의 예상과 달리 전혀 졸려하지도 않으면서 팔팔한 상태였습니다. 한참 주변 모든 사물들이 궁금한 즈음이라 신기한 물건이 많은 비행기가 너무 좋은가 봅니다. 미리미리 잠들어야 엄마 아빠도 푹 자면서 싱가폴에서의 첫 날을 시작할텐데 것참!!!
출장을 미친듯이 다니면서 원없이 비행기를 타던 시절, 맨 좌석쪽에 걸쳐진 저 배씨넷이 참 궁금했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정말 편했습니다. 다만 아이를 눕혀서 재우는 편리함 보다는 다른 물건들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점에서 편하더군요 ㅎㅎ 터뷸런스나 이착륙과 같은 안전벨트 착용 타이밍에는 아이를 배씨넷에 놔둘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를 눕히는 용도로는 부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저스트 짐칸으로 쓰시면 참 편리합니다.
야간, 새벽시간 비행이라 역시 아이들은 금방 곯아 떨어졌습니다. 둘째가 잠자리 불편하다고 많이 보채긴 했지만 역시 잠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고 사진에 보이지 않는 맨~ 뒷좌석으로 이동하여 누워서 취침을 했답니다. 야간 항공편은 이용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좌석도 여유로운 편입니다. 2-4-2 좌석배치였는데 4 열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누워서 갈 정도였으니 말 다한거죠.
오래전 인도 출장에서 돌아오는 아시아나 항공편에서 딱 한번 저렇게 누워서 와봤는데, 의외로 편합니다. 이코노미 클래스가 워낙에 좌석 넓이나 공간부터 시작해서 편리한게 하나도 없다보니 울퉁불퉁해도 저렇게 누워서 자면 그 어떤 자세로 자는 것 보다도 편합니다. 푹 자는 아이들을 보면서 엄마 아빠도 잠시 취침~
6시간여의 비행을 마치고 도착한 창이공항. 비행기 게이트를 나서면서 느껴지는 싱가폴의 향기. 이제는 내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한 싱가폴 창이공항입니다. 인천공항이 생기기 전, 세계 공항 순위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던 곳이 바로 이곳이죠. 최근에 터미널3 까지 오픈하면서 규모면에서 인천공항과 다시한번 경쟁중인 창이공항. 태국 방콕의 수안나폼 공항, 인천공항과 함께 세계 3대 공항으로서의 면모가 돋보이는 곳입니다.
도착과 함께 잠을 깬 아이들. 애들은 역시 푹~ 자고 푹~ 먹어야 컨디션이 좋은 것 같습니다. 장난기 넘치는 표정으로 손가락을 붙이고 V 하는 큰 딸래미. 이때까지만 해도 컨디션이 좋은 것 같았는데 곧 더위에 무너지는 아이들이 되고 말았습니다 ㅜㅜ 4일간의 극기훈련, 이제부터 본 게임이 시작됩니다 ^^
- NoP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