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이라는 것은 여러 사람에게 많은 의미를 줍니다. 자신의 몸이 많은 변화를 겪게되는 임산부에서부터 그녀를 옆에서 지켜보는 남편과 가족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뱃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태아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큰 변화가 시작됩니다. 2~3주에 한번씩 병원에 들러 아이가 잘 크고 있는지 초음파 사진을 찍고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심장박동 소리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합니다.
뱃속에서 아이가 커가면서 생기는 많은 변화에 임산부와 가족들은 궁금한 것이 참 많아집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늘어나는 체중과 체형의 변화, 호르몬의 변화로 생기는 많은 어려움에서부터 아이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 혹은 무얼 하면 안되는지와 같은 선배(?) 임산부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일들이 많이 생깁니다. 임신에서부터 출산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은 지식보다는 지혜가, 규칙보다는 경험이 더 도움이 되곤 합니다.
벨라비트(Bellabeat)는 바로 그런 임산부와 가족들을 위해 아이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조그만 장치와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임산부는 자신의 아이폰 혹은 안드로이드폰과 장치를 연결해 마치 의사가 초음파 진료를 하는 것처럼 태중 아이의 심장박동 소리를 듣고 녹음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2~3주에 한번씩 만나던 아이와의 소리교감을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할때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벨라비트는 아이가 발을 찬 횟수라던가 심장박동 소리와 같은 기록들을 쉽게 남길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를 통해 임산부들이 서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임신중에 생길 수 밖에 없는 불안감과 감정의 기복을 풀어낼 수 있는 채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임신, 육아 까페나 커뮤니티가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유는 그런 임산부들의 걱정과 궁금함은 24시간 지속되는 것 때문이라는 것과 연결지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벨라비트는 임산부를 위한 킷으로 그들의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원격 의료 혹은 헬스케어(Health Care)로의 사업 다각화를 꿈꾸고 있는 곳입니다. 헬스케어 산업은 여러가지 법규를 생각해야하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룰 수 밖에 없는 곳이기 때문에 사업 진출과 확장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은 영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헬스케어를 표방한 스타트업들도 생각만큼 그렇게 많지 않고 영역도 제한적인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라비트가 잡은 첫 아이템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임신이후 주기적인 병원 진료해서 해오던 것들이 심장박동 주기의 측정이라던가 초음파로 확인되는 아이의 외형 성장 확인 정도였음을 생각해보면 중요한 검사가 있는 때가 아니라면 굳이 병원에 가야하나라는 생각들을 실제로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와이프의 세 아이 임신을 생각해보면 첫째때 병원을 가장 자주 갔고 셋째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자주 안갔던 것이 같은 맥락일것 같습니다
핏빗(Fitbit)이 보통(?)의 사람들을 위해 운동량과 수면정보를 점검하고 체크해주는 역할을 했다면 벨라비트는 임산부들을 위해 그녀들이 기록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모아주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벨라비트가 앞으로 어떤 영역으로 더 진출할지 알려진바는 없지만 그들의 도전으로 다른 많은 스타트업들이 헬스케어 영역에 등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