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나 인터넷 상에 오가는 기사들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많다. 선진국들은 어려서부터 경제 교육을 잘 시키기 때문에 아이들이 성장한 다음에도 이런 부분들에 대한 개념이 잘 잡혀있다는 이야기. 그런데 왜 우리나라는 변화하지 못하고 있을까? 여전히 교과서에는 원론적인 경제 이야기 외에는 등장하는 것이 없고 실생활속에 녹아날 수 있는 경제 교육은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다밋 출판사에서 출간한 '내 아이를 위한 매콤한 경제 레시피'는 이런 측면에서 무척 반가운 책이다. 사실 어른들이 알고 있는 경제 지식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경제 관념을 심어 준다는 것은 무척 어렵다. 대부분의 어른들 역시 원리를 정확히 잘 이해하고 몸에 습관이 베었다기 보다는 필요에 의해서 수박 겉핥기 식으로 경제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이 경제를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은 어디일까? 이 책에서 필자는 일상생활속에서 모든 것을 돈의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돈" 이라는 글자만 나와도 아이들이 알아서는 안되는 멀리해야 할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아마도 유교 문화권이기 때문에 생긴 생각인 것 같다.
하지만 경제를 이해하고 관념을 잡기 위해서는 돈에 대한 이해가 가장 먼저 선행 되어야 한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 돈은 서비스 혹은 재화에 대한 가치를 매기는 인간들의 수단이다. 멀리해야할 존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목을 매달아야 할 존재도 아니다. 그저 속성을 이해하고 생활속에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습관이 필요할 뿐이다.
이런 습관을 만들어 주는 주도적인 역할은 부모가 해야만 한다. 부모는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가운데 아이들이 행한 일의 가치를 이야기 해주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방식으로 하나씩 경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에게 주는 용돈마저 그런 컨셉에서 주어야 한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조금 매몰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히려 아이들이 돈을 쉽게 생각하지 않도록 해주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경제 교육이 비단 돈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만약 돈만을 위한 것이라면, 이런 책을 볼 필요도 쓸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건전한 교류와 계약,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 책의 중반부에서 부터 저자는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닌 아이들의 성품, 성장의 문제와 잘 매핑시키고 있다.
졸부와 부자의 차이는 무엇일까? 백지 한장이지만 어려서부터 몸에 베인 습관이 그 백지라는 것이 포인트다. 부모라면 어떤 습관을 우리 아이들에게 베이게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하 있을 것 같다. 하루아침에 바뀌기 쉽지 않고 스스로 조차 잘 이해하지 못한 것들을 아이들이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정말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멀리 본다면, 해야하지 않겠는가?
- NoP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