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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이의 거리! 모스크바의 대학로, 아르바트 Part I
    Trouble? Travel!/'08 Russia (Moscow) 2009. 3. 1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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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일 전, 공중파에서 방송하는 예능 프로그램 미수다(미녀들의 수다)에서 뉴질랜드 출신의 캐서린이 "아시아 최고의 관광지는 홍대다!"라고 이야기를 해서 한참 화재가 됐습니다. 외국인이 봤을 때, 볼거리가 많고 재미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홍대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고 그렇다 보니 그에 맞는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가 많기 때문 아니었을까요? 어느 나라를 가던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은 혈기와 활기가 넘치고 다양한 즐길거리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는 이런 곳이 없을까 하고 찾아보니 "아르바트"라고 불리우는, 우리나라로 치면 대학로 정도 되는 거리가 있다고 하여 찾아가 봤습니다. 아르바트는 오래전부터 예술가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로 유명했다고 하며, 실제로 러시아의 많은 유명 예술인들 (고려인의 피가 끓는 빅토르 최 역시 마찬가지!) 이 이 거리에서 탄생했다고 하더군요. 설레임 반, 기대 반으로 아르바트에 도착한 시간은 조금 이른 오전 이었습니다.


    붉은 광장에 머물 때 맑았던 하늘은 어느새 희뿌연 구름으로 가득했습니다. 이른시간에다 날씨도 살짝 흐려서 그런지 아르바트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삼삼오오 모여서 카페테리아에 앉아 수다를 떠는 러시아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 정겨워 보입니다.


    거리를 들어서서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상 하나를 만났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의 결혼 기념 동상입니다. 푸시킨이 누구지 하실 분들을 위해 그의 대표적인 시 한구절을 옮겨봤습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라.
    슬픈 날엔 참고 견뎌라.
    즐거운 날은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이 되리니.

    네, 바로 그분이십니다. 푸시킨의 생가도 아르바트 거리에 있다고 하는데 도통 러시아어를 읽을 수가 없어서 (지도도 없었다는;; 불량 관광객!) 정확히 어느 집인지 찝어내기는 힘들더군요. 다만 곳곳에 오래된 유적을 모시는 것처럼 안내 팻말과 담벽이 쳐진 건물들 중 하나가 푸시킨의 생가가 아닐까 하고 생각만 해봤습니다.


    대학로나 홍대를 생각하면 늘 떠오르는 것이 길거리의 예술가들 입니다. 아침 일찍 자리를 잡고 앉은 화가의 손길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옆에 전시해둔 작품도 수준급이었지만 아이를 앉혀놓고 붓과 연필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모습이, 오래전 EBS 에서 복슬거리는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 참 쉽죠! " 를 외쳤던 밥 아저씨가 그러했듯, 너무나 쉽게 작품 하나를 만들어 내더군요. 말이 통하지 않아 얼마인지 물어보지 못했으므로 패스!


    조그맣고 오래된 아코디언을 하나 들고 있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연주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시간 자신의 자리 였던 것처럼 편안해 보이는 돌 위에 앉은 할아버지. 사람들이 지나가는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무언지 모를 슬픈 선율을 연주해 주셨습니다. 돈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닌지 그 어디에도 감상비를 낼 수 있는 모자나 동전통이 없더군요. 이른 아침 헤어진 옛 여인을 생각하며 슬픈 선율을 들려준 것은 아닐까요? 감성이 가득한 아르바트 에서라면 가능한 이야기들...


    바닥을 가득채운 블럭위에 적힌 수많은 메세지들. 무슨 말인지 읽을 수 없었지만, 하트와 비둘기. 절대 과격한 메세지들은 아닐거라고 짐작해 봅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던 젊은이들이 모여서 거리를 만드는 방식은 비슷한가 봅니다.


    한 때 디시인사이드(http://dcinside.com)를 달궜던 솔로부대를 기억하시나요? 촌철살인 문구와 러시아의 오래된 공산주의 시절 포스터를 합성한 그림들로 화재가 됐었지요. 옛 러시아를 떠오르게 하는 티셔츠를 길에 진열해 놓은 곳에서 그녀(?)를 발견했습니다. 왼쪽 맨 위에 있는 그녀, 어디서 많이 본듯한 느낌이군요! 패러디한 이미지를 찾지는 못했습니다만 잠시 이미지 검색을 하는 동안 추억에 젖었다는 ... (솔로부대 이미지에 빠져 봅시다!)



    코카콜라 광고로 도배된 길거리 가판대와 전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요즘 많이 힘들다고 하는 스타벅스입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스타벅스는 사람들이 가득 하더군요. 러시아의 스타벅스 커피를 마셔볼 까 했으나 비싼 물가로 가격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들어가 보지도 않았습니다. ^^;; 러시아어로 된 간판을 보니, 문득 인사동의 한글판 "스타벅스"가 떠오릅니다. 한적한 가판과 북적이는 스타벅스. 고르바쵸프의 개방정책 이후 러시아의 단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아티클에서 소개했던 러시아 전통 인형 기억나시나요? 아르바트에서는 붉은 광장 주변의 노점에 비해 좀 비싸긴 하지만 마트로쉬까를 살 수 있는 기념품 상점이 온 사방에 깔려있습니다. 노점에서 미쳐 진열하지 못한 다양하고 섬세한 공예품들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으니 큰 기념품 가게는 꼭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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