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애플발 스마트폰 혁명이 시작된 이래 마이크로소프트와 관련된 좋은 뉴스는 윈도7 말고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윈도 모바일은 애플 아이폰 덕분에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 당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주력 제품인 윈도 운영체제는 스마트폰, 태블릿 중심으로 포스트PC(Post PC) 시대가 열린다는 시장 분석과 함께 구닥다리 취급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윈도폰7과 윈도폰7.5 등으로 모바일 시장에 대한 재입성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그다지 결과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경쟁사인 애플과 구글의 실적이 하늘을 찌르며 주가 폭등을 하던 시기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큰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주가는 미래 가치를 나타내기 때문에 당장의 매출이나 이익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그다지 달라질게 없다고 시장에서 봤던 것이지요.
그런데 한편으로 보면 이런 상황 속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출과 실적이 크게 나빠지지도 않고 크게 좋아지지도 않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계속 보여주고 있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구글이나 애플, 삼성이 해오는 것처럼 시장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프론티어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꽂아놓은 빨대를 통해 계속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은 재미있는 사실입니다.
어닝시즌이 시작된 미국 주식시장은 연일 뉴스를 쏟아내고 있고 "관심 밖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조금전 실적 발표를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6월을 기점으로 새로운 회계년도를 시작하는 회사라서 이제 막 두번째 분기실적을 발표한 것인데요, 21.5억 달러 매출에 6.4억 달러 이익을 기록하면서 주당 순이익 75센트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를 살짝 넘어선 주당 순이익 77센트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매출 기준으로는 시장 컨센서스를 조금 하회했지만 결국 중요한 주당 순이익 측면에서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성적을 냈습니다.
테크크런치가 정리해 놓은 최근 여섯 분기동안의 실적을 보면 전분기 대비(QoQ) 매출 증가폭은 엄청납니다. 전년 동기 대비(YoY)해서도 5% 정도 상승한 실적이니 무척 고무적인 결과라 하겠습니다. 이익 측면에서는 QoQ 는 상승했으나 YoY 는 조금 떨어진 수준입니다. 최근 윈도8 운영체제의 가격을 대폭 낮추었고 프로덕트 기반에서 서비스/클라우드 기반으로 제품 라인업에 변동이 생기는 점, 이탈되는 고객을 감안할 때 이런 숫자의 유지 내지는 상승은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윈도8과 윈도폰8, 그리고 이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새롭게 그리고 있는 서피스(Surface)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가 숫자로 나름 반영된 것이 아닌가 추정해 봅니다. 여기에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중인 윈도2012 를 비롯한 서버 상품군들이 x86 서버 시장에서 약진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부활할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은 2013년 입니다. 두번째 단추를 잘 끼운 마이크로소프트가 세번째, 그리고 네번째 단추까지 잘 끼워낸다면 시장은 다시 한 번 삼국지 모드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990년대 그들이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났던 시절, 주식차트는 그들이 시장에서 받던 기대와 가치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때의 부귀영화를 잊고 다시 거듭나려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도전을 기대해 봅니다.
- NoP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