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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마트 영업제한, 생각보다 많이 불편하다
    Daily NoPD/NoPD's Thoughts 2012. 4. 2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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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의 24시간 영업제한, 의무 휴무일 제도 시행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NoPD 집 바로 앞에 있는 홈플러스도 제도 시행의 첫 단계로 오늘 하루 휴무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루 정도 휴무를 하는 것과 24시간 영업제한이 걸리는 것이 그리 큰 이슈겠는가 생각했는데, 유모차를 꼭 가지고 다녀야 하는 두 아이의 부모로서 생각보다 불편한 점이 많아서 글로 남겨봅니다.

    비가오는 일요일, 어디를 가야할까?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그저께 낮기온이 25도를 넘나들며 초여름 날씨를 보이더니 어제, 오늘은 다시 겨울로 돌아간 것처럼 매서운 바람과 비까지 내리면서 어딘가 갈 엄두를 못내게 하고 있습니다. 아침일찍 일어나서 날씨가 비, 낮은 기온임을 확인하고 여느때처럼 집앞 마트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차, 오늘은 집앞 마트가 쉬는 날이더군요.

    한참 에너지가 넘쳐 뛰어놀고 체력을 소비하지 않으면 하루가 너무 길어지는 육아 부모의 하루. 집안에서는 아무래도 정적인 놀이 위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더군요. 장난감과 책읽기, 물감놀이까지 총 동원 해봤지만 아이들은 뭔가 부족해 합니다. 다섯살 큰 딸래미와 세살 작은 딸래미는 둘다 여자 아이임에도 아쉬워 하는데 아들 키우는 같은 아파트 다른 아이 부모들이 살짝 걱정되더군요.

    비가 오더라도 대형마트는 유모차에 아이들 싣고 방문하기에도 참 편합니다. 아이스크림 가게부터 푸드코트, 커피전문점,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실내놀이터까지 갖추고 있으니 우리나라에서는 백화점 다음으로 유모차를 가지고 가기 좋은 곳이라는 거 많이들 공감하실 겁니다. 특히 주말마다 어디론가 떠나는 것도 돈이드는 일이다 보니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맘 편하게 마트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영업제한으로 쉬는 마트가 많아지니 갈길을 잃은 철새처럼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백화점을 가자니 부담스럽고...

    유모차가 갈만한 곳은 별로 없다
     
    오전동안 아이들과 씨름을 하고 점심을 가까스로 먹였습니다. 조금 졸려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엄마, 아빠는 어디든 나가서 밥을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이프가 새로 발굴했다는 쭈꾸미 볶음밥 집을 향해서 우산을 쓰고 유모차에 하나씩 태우고 길을 나섰습니다. 평소에도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되던 동네의 큰 길. 서울이고 나름 깔끔하게 정리된 동네라고는 하지만 길거리는 유모차가 다니기에 참 불편하고 힘들었습니다. 곳곳에 고인 물을 피하고 기울어진 보도는 비오는 날 유모차를 굴리기에 정말 최악이더군요. 그렇다고 자전거 전용 도로라고 만들어 둔 곳을 이용하기엔 지나가는 차들이 너무 위협적이었습니다.

    가까스로 도착한 식당. 자고 있는 아이들을 다시 유모차에서 꺼내기도 힘들어 입구 한켠에 세워두고 식사를 했습니다. 바로 옆에 두고 볼 수가 없으니 신경쓰여 밥은 늘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번개같은 속도로 먹습니다. 마트 푸드코드는 맛은 그냥 그렇고 재료도 그냥 그렇지만 엄마, 아빠들이 아이들을 근처 실내 놀이터등에 두고 편하게 밥먹기 참 좋았는데...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땀순이 두 딸래미라 날씨가 조금 추우니 더 잘 자더군요. 간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오븟하게 커피 한잔을 하려고 동네 커피 전문점들을 둘러봤습니다. 날씨가 추우니 따뜻한 커피가 땡기는지 오늘따라 손님들이 많더군요. 그런데 커피전문점에 자리가 있다 하더라도 유모차 두대를 집어넣을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점심을 먹은 식당은 다행히 입구가 커서 나름 실내에 두고 먹을 수 있었는데 커피 한잔의 여유는 아이들을 유모차에 넣고 밖에 둘 수밖에 없더군요.

    대형마트 영업제한, 생각보다 많이 불편하다

    잠깐 반나절 동안의 마트 없는 생활의 불편함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대형마트가 영세상인들에게 타격을 준다는 이야기를 그동안 많이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을 위해서 대형마트의 영업제한을 하기에는 약하다는 생각을 지금 하고 있습니다. 조금 다른 예로 재래시장을 들어볼까 합니다. 재래시장도 한 때, 대형마트 때문에 고사해 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최근 재래시장은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으면서 다시 활기를 찾고 있습니다.

    NoPD 가 살고 있는 강서구에도 여러 재래시장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방산시장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주차가 여전히 좀 불편하긴 하지만 좋은 가격에 믿을만한 물건들을 살 수 있고 에누리의 맛과 시장의 인심이 더해져서 명절시기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국거리 고기, 좋은 과일을 사기 위해서 자주 들르는 편입니다. 대형마트보다 더 좋은 품질의 물건도 많고 가성비가 더 잘나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거기에 깔끔히 정리된 시장과 상품권, 카드를 편하게 쓸 수 있는 것도 재래시장을 다시 찾게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아이들이 즐거워 하는 것은 덤이구요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좀 고민을 해주자

    대형마트 영업제한은 어느정도 필요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불편한게 많다는 점을 관련한 기관, 행정부에서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대기업의 프레임에 사로잡힌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입장에 있는 부모들에게 대형마트는 너무 반가운 곳이었습니다.

    새벽시간 육아로 바쁜 와이프를 대신해서 24시간 운영하는 마트에서 장을 봤던 적이 몇 번 있습니다. 운동삼아 마트까지 뛰어가서 장을 보고 돌아와서 출근 준비를 하는 것은 새로운 재미이자 편리함이었습니다. 24시간 영업도 의외로 쏠쏠하게 쓸모가 있었는데 막상없어지 참 많이 아쉽습니다.

    재래시장이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남 탓만 하던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 변화를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행정 관련 부서에서도 그런 방향에서 생각을 다시 하기 시작한 것도 이유 중 하나였을 겁니다. 영세상인들이 잘못했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조금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더 많이 고려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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