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1. 2002년 대통령 선거
12월 18일 밤부터 열심히 술을 마시고 있었다.
한양대 앞 왕십리 거리에서 시작된 술자리는
어느새 건대 앞으로 이동해 새벽이 밝아오는지도 모른채
새롭게 탄생할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술안주 삼아
이어지고 있었다.
소속 선거구에서 첫 투표를 하겠다던 다짐은 무너졌지만
새벽 공기를 가르고 찾았던 투표장에서
밤새 마신 술도 잊은 채,
심호흡 그리고 가볍게 기표를 하고
투표함에 던져 넣었다.
그렇게 2003년을 기다리고 있었다.
풍경 #2. 2008년 총선
신물나는 일상이 하루하루 반복되고 있을 즈음.
우주선 발사에 돈을 퍼 넣은 것인지 미친듯이 홍보에 열 올리는 SBS도 지겹고,
정치인들의 정책없는 비난 혈전도 지겨워진 즈음.
오랜만에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나 혼자만은 아닌듯.
넌지시 던지시는 어르신들의 '그래도 한나라당을 찍어야 대통령이 힘을받지' 라는 말에
지난 총선은 어땠었나 하는 마음이 울컥 하기도 했던것 역시
나 혼자만은 아닌듯.
만삭의 아내와 손을 꼭 잡고
투표장으로 향하는 마음은 한켠이 막힌듯 답답했다.
그렇게 2008년은 봄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 NoP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