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인가 부터 아이들은 구석, 조그만 상자, 가방, 장농-_- 등 자신의 몸이 들어가는 곳에 들어가는 걸 좋아합니다. 머리를 계속 부딪혀 가면서도 식탁 밑으로 기어들어가고, 볼풀 속에 들어가서 한참동안 혼자 키득 거리면서 노는 걸 즐깁니다.
워낙에 답답한 실내, 좁은 공간을 불편해 하던 혜린이도 요즘 부쩍 볼풀이나 조그만 모형 집과 같은 곳에 들어가는 걸 너무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코엑스에서 열린 육아교육전을 다녀오는 길, 반디앤 루니스 앞에 조그만 모형집이 있더군요. 보자마자 " 오! 오! " 를 외치며 달려들어가는 아이.
왠지 별로 깨끗하지도 않을 것 같아서 이런저런 걱정을 하는 엄마 아빠는 아랑곳 하지 않고 몇번을 들락날락 거리면서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연신 자지러지는 웃음을 터뜨리느라 바쁜 아기. 자신만의 공간 속에 들어가는게 너무 좋은가 봅니다.
집에 가자고 손을 잡아 끌어도 안나오겠다고 버티는 아기. 생각해 보니, 집에는 이렇게 밀폐되는 자신만의 공간을 제대로 준비해주지 못한 것 같아서 조금 미안해 졌습니다. 그나마 미끄럼틀과 연결된 뽀로로 볼풀이 있긴 하지만 천으로 된거라 흐느적 거리는... 그냥 부수는(?) 장난감 정도만 준비해 준 것 같네요. 아이를 들쳐 업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에 세정제 듬뿍 뿌려주면서도 괜히 미안하더군요.
여유만 된다면 아기 가구와 다양한 현실적인(!) 장난감, 놀이기구를 준비해 주고 싶지만 이런식으로 조금씩 대리만족을 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네요 ^^;; (집도 좁고~ 돈도 없고~ 역시 정답은 로또입니다! ㅎㅎ)
- NoP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