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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Huawei) 듀얼OS 스마트폰 출시계획 철수, 뜨거워지는 플랫폼 전쟁
    IT's Fun 2014. 3. 2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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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업계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어떤 특정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종속"된다는 것은 큰 부담입니다. 처음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을 때는 빠른 시장 대응이라던가 대체제의 부족, 역량의 부족으로 일종의 아웃소싱을 했다고 자위할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더 많은 것들이 그 제품과 서비스 위에서 구동되기 시작하고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구성원들이 생각하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소위 플랫폼(Platform)이라는 것이 무서운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죠.

    애플의 아이폰 발 혁명(?)이 시작되면서 IT 업계, 특히 컴퓨터를 위시한 IT 기기들을 구동시키는 운영체제 시장은 급속한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스마트 기기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에 대비하지 못한 많은 제조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안드로이드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애플과 블랙베리처럼 자체적으로 만든 운영체제에 단말 제조까지 하던 회사를 제외하면 외부의 운영체제를 선택하여 기기 개발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모바일은 애플 iOS에 적수가 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 http://connect.icrossing.co.uk/2013-mobile-market-share-infographic_10062



    많은 전문가들은 제조사들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들까지도 구글, 안드로이드에 종속적이 되어버릴 것이라고 이야기 했지만 당시에 이런 의견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곳은 많지 않았습니다. 당장 시장에 경쟁 단말을 내놓고 폭발하는 수요를 누가 선점할 것이냐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런 고민까지 할 여력이 없었던 것이죠. 삼성전자처럼 개발 조직이 큰 제조사들은 안드로이드 단말을 주력으로 내세우면서도 리눅스 모바일(LiMo)을 비롯하여 바다(Bada) 플랫폼 등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계속 할 수 있었지만 생사를 다투는 시급함을 느끼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불리우던 스마트기기 시장은 시장의 규모가 어느정도 커지면서 지배 사업자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강자와 약자가 확연히 구분되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의 주류로 올라서지 못했거나 진입이 늦은 사업자들은 단순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하여 하드웨어 성능이나 단말의 디자인 만으로 의미있는 시장 점유율을 만들기 힘들어진 것이었죠. 시장이 커지는 동안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운영체제가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해 나갔고 데스크탑/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의 경계가 과연 어디인가 하는 시장의 질문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수스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대표적인 윈도 + 안드로이드 듀얼 OS 제품, 독에서 분리하면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된다! (출처 : http://bgr.in)


    최근 아수스(Asus)를 필두로 전통적인 PC 시장의 강자들은 윈도 운영체제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한 듀얼 운영체제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제품은 여전히 생산성 관점에서 데스크탑/노트북의 윈도 환경을 태블릿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고 태블릿은 컨텐츠 소비, 인터넷 이용과 같은 사용자 요구사항이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만들어진 것들이었습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운영체제를 고객이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소구점 제안하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운영체제 공급자들에게 이런 움직임은 별로 달가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각사는 자신들의 운영체제를 이용하여 모든 기기를 커버하겠다는 엔드픽쳐(End Picture)를 가지고 있습니다. 손안의 스마트폰에서부터 태블릿, 데스크탑 운영체제에 이르기까지 자사의 제품을 이용하게 함으로써 일관된 사용자 경험의 제공이라던가 시장 지배력 등 여러가지 관점에서 그런 전략을 가지고 있던 것이죠. 최근 삼성전자가 듀얼 운영체제 노트북을 예약 판매까지 했다가 취소한 사건등은 물밑에서 벌어지고 있는 운영체제 공급사들의 플랫폼 점유 전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반증해주는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출처 : http://www.extremetech.com


    작년 중순경 중국의 전자기기 업체 화웨이(Huawei)는 듀얼 운영체제를 제공하는 스마트 폰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운영체제를 선택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윈도 폰 운영체제를 함께 탑재한 기기를 내놓겠다는 것이 요지였습니다. 그런데 이 계획도 아수스, 삼성전자 등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계획이 잠정적으로 취소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단일한 스마트폰에 두개의 운영체제를 구동하는 것은 효용성이 그다지 높아 보이지는 않는 일이긴 했지만 화웨이가 출시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번 출시 계획 홀딩 역시 구글의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최근 많은 제조사들이 특정 운영체제 종속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운영체제 공급사들의 정책에 휘둘릴 수 밖에 없고 단순한 제품 공급만 하는 더미 파이프라인이 되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운영체제 공급사들은 기존의 플랫폼 시장이 새롭게 재편되는 시점에 주도권을 쥐기 위해 한치의 양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제조사들의 이런 움직임을 압박할 수 밖에 없고 자사 플랫폼의 영향력 유지, 확대를 위해 무슨 일이든 벌일기세입니다.

    어디서 출발할 것인가? (출처 : http://ko.wikipedia.org/)


    플랫폼을 수성하기 위해 플랫폼 락인의 핵심 요소들(예: 오피스 어플리케이션 등)의 정책을 바꾸고 심지어는 운영체제 자체에 대한 라이선스 정책도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서로 상대방의 영역에 침투해 숫자를 더 가져오는 전략이 횡횡하고 아군과 적군으로 나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이 지금 급박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쟁의 향방은 거인들이 움직이고 그 안에서 수많은 구성원들이 계산기를 두드려가며 고민에 빠져있기에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바야흐로 새로운 플랫폼 대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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