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프라우요흐는 인터라켄 동역에서 열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그 높은 곳까지 열차가 다닐 수 있도록 철도를 설치했다는 사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8시 50분에 출발하는 라우터브루넨행 열차가 우리를 Kleine Scheiddeg 역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다. 물론 비싼 요금과 함께 -_-... 보드를 들고 걸어가는 한 젊은 보더의 모습이 눈에 띄는데, 잠시후 놀라운 광경을 보기 전까지는 왜 저친구가 보드를 들고 역에 나타났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열차가 스믈스믈 플랫폼을 빠져나가자 안개 가득한 알프스 산맥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제 인터라켄으로 오는 길에 날씨가 참 좋았으나 다시 흐려진 날씨가 참 괘씸했다. 호텔방에서 융프라우요흐 정상에 설치된 카메라가 보내주는 우울한 눈폭풍이 우리가 올라갈 즈음 잠잠해지기 만을 바랄뿐.
한시간여를 달린 열차는 우리를 적막한 Kleine Scheiddeg 역에 내려주었다. 융프라우요흐를 가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한다. 일반 철도로는 올라가기 힘들기 때문에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야만 한다.
산악열차는 그 모양이나 종류도 다양한데, 철로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가운데에 톱니바퀴 같은 보조장치가 준비되어 있다. 사진에 보이는 열차는 융프라우요흐로 올라가는 기차는 아니었는데 흔히 보던 열차와 비교해보면 뭔가 운치가 있어보인다.
역 반대편으로 걸어나오니 멀리 아름다운 알프스 산맥의 절경이 펼쳐진다. 근데 사진 오른쪽 편을 보면 하얀 눈밭위에 나무처럼 보이는 까만 물체들이 여럿 보인다. 자세히 살펴보면 사람이라는 것을알 수 있는데, 역에서 만난 보더도 그렇고 열차에 스키를 들고 탄 사람들은 역에서 내리자마자 스키, 보드를 타고 그대로-_- 자연설을 즐기는 것이었다. 오...마이...갓...! 인공설과 스케이트장처럼 얼어버린 한국의 스키장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짜릿한 광경이 아닐까?
융프라우요흐로 올라가는 기차를 갈아타면 시끄러운 톱니바퀴 소리가 귓가를 가득 채운다. 알프스 산맥을 관통하는 열차 선로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올라오는 동안 열차에서는 어떻게 이 긴 터널이 만들어졌고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영상물이 상영됐다. 터널 중간에 역이 두군데가 있는데 아마 우리가 멈추섰던 역을 Eigerwand 역이었던 것 같다. 이곳에서 알프스 산맥의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으나 안타깝게도, 기상이 좋지 않아 -_-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참고 URL :
http://kr.blog.yahoo.com/park6687/896828.html?p=1&t=3
10분정도 열차를 더 타고 올라가니 드디어 기다리던 융프라우요흐 역이 나타났다. 아마도 전세계에 있는 열차 정거장중에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역이 아닐까 싶다. 열차를 내리면 스핑크스 전망대 까지 가는 길에 아이스 팰리스를 지나가도록 되어 있다. 딱히 대단하다기 보다 그냥 사진찍기 좋은 곳이다. 얼음터널이란게 어디 흔한것도 아니니 말이다.
스핑크스 전망대에 도착하면 Photo Zone이 있다. 누구나 한번씩 사진을 찍고 간다는 이곳에서 우리도 증거샷을 남겼다. 3571미터. 유럽의 가장 높은 곳에 도착했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치지 않고 불어오는 거친 눈보라는 융프라우요흐가 저기 -_- 폭풍 사이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하는 상황을 우리에게 선물했다. 아... 저 건너편에 그가 있는데... 한걸음 나가면 금방 날아갈 것 같은 엄청난 바람에 우리는 눈물을 찔끔 흘리며 돌아서야만 했다.
융프라우요흐에 올라오면 꼭 해봐야 하는 것들이 몇가지 있는데, 1) 신라면으로 든든하게 배채우기, 2)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체국에서 엽서한장 보내기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필수코스다. 신라면을 그냥 사먹으면 8천원-_-정도 되니 미리 쿠폰을 여행사에서 받아가면 유럽의 정상에서 라면을 먹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날씨가 좋았다면 참 좋았을 융프라우요흐 방문. 다시한번 오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이곳에 아쉬움이 오버래핑되어 섭섭한 마음으로 인터라켄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 NoP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