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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7. 우리 마음속에는 저마다의 미네르바가 있다 (경제독해를 읽고)
    Daily NoPD/NoPD's Thoughts 2009. 4. 2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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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일전, 한참 논란에 휩싸였던 미네르바가 무혐의로 풀려났습니다. 검찰에서는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항소를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정부가 미네르바 검거 및 구속으로 정부 정책에 대해 반발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방법이 실패한 것 아니냐라고 평을 하고 있다. 미네르바가 했던 이야기들이 얼마나 정확하고 정확하지 않고를 떠나서, "정부 정책에 토 달지 마라"라고 강요하는 듯한 뉘앙스를 주는 탓에 말들이 많다.

    "세일러" 라는 필명을 가진 아고라 경제토론방 필자가 적었던 글을 다듬고 정리해서 현 경제현상을 분석한 이 책은 미네르바가 주던 감성적인 경제 이야기와 조금 다른, 구체적인 사실들을 근거로 하여 경제 위기의 본질을 찾고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하고 있다.

    인구가 안정적인 내수 수요를 만들어 줄 만큼 탄탄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제탓에, 세일러는 외환시장의 위기에서부터 문제의 본질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작년, 재작년 초호황을 누리고 있었던 대한민국의 대표 산업 "조선업계"의 엄청난 수주금액과 이 수주금액이 실물경제에 돈으로 풀려나가는 과정을 이해 해야만 위기의 본질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풀려나가는 돈이 은행으로 흘러들어가 다시 중소기업과 가계의 대출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이 불안정해 지면서 우리나라는 더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책 전반에 걸쳐서 필자는 많은 주류 경제학자들과 정부, 언론들이 제대로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디플레이션을 고민해야 하며 수출의 숫자가 아닌 수출의 기초 체력이 부실한 것을 먼저 파악하고 근본적인 체력강화를 위한 주문을 던지고 있다. 정부가 내놓고 대처하는 방법과 거의 정 반대라고 해도 될만큼의 강한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필자의 탁월한 혜안에도 감탄을 했지만, 제도권에서 설레발치는 많은 관료와 기득권 세력이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 탓에 제2, 제3의 미네르바가 우리 사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착찹해지는 느낌이었다. 책에 잠깐 언급된 것처럼 "매트릭스"의 한 구성원일 뿐인 우리는 그저 내려오는 지시와 지침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우리는 혹시, Neo 와 같은 구세주를 기다리며 "미네르바 신드롬"을 만들어 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아마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은 비단 NoPD 뿐만이 아니라 이 책을 본 대다수의 사람의 느낌일 것이다. 정부와 기득권의 삽질이 계속 되는한, 제2, 제3의 미네르바, 제2, 제3의 세일러는 또 나올게 될 것임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인 것 같다.

    - No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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