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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도 경사의 아찔함, 빅토리아 피크를 오르다
    Trouble? Travel!/'10, '13 HongKong 2010. 5. 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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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은 조그만 나라입니다. 위도 상으로 우리나라 보다 아래쪽에 있어서 날씨도 더운 열대지방에 가까운 편이지요. 영국에 귀속 되었을 당시 대륙으로 멀리 나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 더운 여름을 나는 것이 큰 지상과제였다고 합니다. 서민들과 달리 총독은 더운 여름을 위해 빅토리아 피크에 자주 올랐다고 하는군요.

    총독이 이곳에 여름을 나기위한 별장을 지은 이후 거상과 부호들은 너도나도 이곳에 별장을 만들고 여름을 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구불구불한 산길을 매번 오르내리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었고 이에 착안한 핀들레이 스미스라는 사람이 사업권을 따내 만든것이 바로 피크트램이라고 합니다.

    총독의 별장이 이곳에 있었기 때문에 항상 피크트램은 출발 2분전까지 맨 앞자리를 비워뒀다고 합니다. 언제 총독이 빅토리아 피크로 올라가자고 할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2분전까지 연락이 오지 않으면 그제야 사람을 태워서 출발했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피크트램을 타러 가는 방법은 참 다양합니다. 스타페리 선착장에서 15C 버스를 타고 되고 홍콩섬을 이리저리 걸어다니며 구경하다가 MTR 이나 지상트램으로 근처까지 가서 걸어 올라가도 그리 멀지 않습니다. 아기를 데리고 있던 우리는 홍콩섬 번화가를 구경하다가 MTR 로 근처 역까지 이동해서 걸어서 트램역까지 갔습니다. 날씨가 흐린 탓에 덥지 않아서 걸을만 하더군요.


    매표소에서 트램만 타고 올라갈까 스카이 테라스 올라가서 홍콩 전경을 구경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친절한 매표소 직원이 날씨가 흐리니 트램만 타는게 좋겠다고 조언을 해줍니다. 홍콩의 스카이라인을 구경하지 못한다는게 아쉬웠지만 매표소 직원임에도 임무를 다하지 않으며 편의를 제공해주는 모습에 살짝 막동 먹었습니다 ㅎ.

    45도 경사를 자랑하는 트램을 타고 비탈길을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잠에 빠져있던 혜린 아기는 잠이 덜깬 표정으로 " 이게 뭐야~ " 를 외치며 트램을 즐기고 있습니다. 홍콩 여행 내내 잠자는 리듬이 깨져서 많이 고생한 표정이 역력하지요? ^^


    정상에 올라와 밖으로 나오니 이건 신천지가 따로 없습니다. 안개가 짙게 껴서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눈앞에 구름(안개?)가 지나가는게 보이는데 맑은 날씨가 아니라는 아쉬움을 접을만큼 이쁜 모습이 펼쳐졌습니다.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봤던 모습이 오버래핑 되면서 괜히 흥분되더군요! 그만큼 이국적인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날씨는 꿉꿉했지만 아기는 신이났습니다. 시원한 공기를 한껏 마시며 사진 촬영에 응해주는 아기의 모습. 약간 꼬질꼬질해 보이긴 하지만 잘 안되는 브이(V)를 하겠다면서 " 브이~ 브이~ " 외치며 손가락을 오물조물 펼치는 모습이 너무 이쁘죠?

    막상 피크에 올라가 보면 별거는 없습니다 ^^; 트램을 타는 것 자체가 관광코스기 때문이지요. 밀랍인형 전시관과 늘 어디에나 있는 기념품 상점이 있고 음식점 몇 개가 위치해 있는데, 딱히 매력적인 포인트들은 아닙니다. 이곳의 이국적인 분위기와 별장촌의 느낌을 즐기고 내려오는거 자체가 좋은 곳입니다.


    자리가 없어서 아기와 와이프를 앉혀두고 맨 앞에 서서 내려가는데 이게 또 장관이더군요. 상행선 트램과 마주치는 장면도 재미있었고 실제로 사용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중간중간 위치한 간이 트램역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흐린 날씨 때문에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멋지게 보일까 싶은 걱정이 조금 되기 시작했습니다. 첫날, 두째날 다른 구경을 하느라 쇼를 못봤기 때문에 오늘밖에 시간이 없는 터라 괜히 조바심이 나더군요. 제대로 멋진 모습을 구경하지 못하더라도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으로 덜컹거리는 트램에서 홍콩의 마지막 밤을 맞이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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