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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가족여행, 베네치아 탄식의 다리 그리고 산마르코 광장Trouble? Travel!/'17 Italy (Venezia,Firenze,Roma) 2019. 8. 1. 07:00728x90
부라노 섬에서 다시 베네치아 본섬으로...
수상 버스를 타고 부라노 섬을 출발하여 다시 베네치아 본섬으로 향했습니다. 한참을 걸어서인지 괜히 노곤노곤해지는 시간. 바다 위로 부서지는 햇살을 구경하고 있으면 시간 가는줄 모르는 코스입니다. 베네치아 본섬의 다음 일정은 산마르코 광장. 산마르코 광장 근처에는 여러개의 선착장이 있는데 이름이 똑같고 A, B, C, D 와 같은 식으로 알파벳이 붙어 있기 때문에 목적지를 잘 선택해야 합니다.
지도 우측 아래에 위치한 S. Zaccaria "D" 선착장이 우리 가족의 목적지였습니다. 이 곳에 내리면 산마르코 광장, 대성당으로 가는 길에 탄식의 다리(Ponte dei Sospiri)를 지날 수 있습니다. 이후 광장 남동쪽에 있는 선착장에서 산타루시아 역으로 향하는 페리를 탑승하여 운하를 둘러보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죠.
탄식의 다리
S. Zaccaria 선착장에 내리면 베네치아에서 가장 핫한 지역에 온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증거는 다름 아닌 주변을 가득 메운 노점상과 기념품 가게들. 뭔가 하나 사야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물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다른 곳보다 다소 비싸니 정말 사고 싶은 물건이 있지 않다면 그냥 지나가도 좋습니다.
탄식의 다리가 어느 쪽인지 찾아볼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바글거리면서 모여 있는 곳이 바로 탄식의 다리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죠. 때마침 근처를 방문한 단체 여행객 덕분에 탄식의 다리를 볼 수 있는 조그만 교각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비집고 올라가서 보기 어렵겠다고 생각한 찰나, 깃발을 들고 있던 가이드의 신호에 따라 사람들이 우르르 산마르코 대성당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덕분에 탄식의 다리 관람 성공!
탄식의 다리는 말 그대로 감옥으로 향하는 다리에서 죄수들이 탄식을 하던 것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인물 중 하나인 카사노바 역시 이 곳 감옥에 수감되었다고 하니 나름 네임드 다리이자 감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아래를 지나가는 곤돌라를 한 번 타보고 싶었지만 곤돌라의 가격이 꽤나 어마무시하여 5인 가족이 다 타는 것은 무리!
산마르코 대성당 / 산마르코 광장
탄식의 다리에서 아이들과 여러 컷의 사진을 찍은 후 산마르코 대성당 방향으로 걸어갔습니다. 높다란 구조물이 산마르코 광장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길을 찾는 것은 식은죽 먹기. 사실 꼭 건물을 보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향 둘 중 하나가 광장으로 향하는 길이니 길을 못찾는 일은 없을겁니다. 오래전 밀라노 출장길에 들렀던 베네치아 당일치기 여행때는 기차 역에서부터 산마르코 광장을 찾아 걸어오느라 무척 헤멨었던 기억이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산마르코 대성당은 의지와 시간이 있다면 올라가 볼 수 있습니다. 입장이 무료는 아니고 약간의 금액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광장 중앙에서 대성당 건물이 잘 보이도록 사진을 찍는 곳이기도 합니다. 광장을 크게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 1층에는 멋진 분위기의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즐비하니 간식이나 차 한잔이 필요한 시간이라면 잠깐 들러도 좋을 것입니다.
카페에서 여유롭게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커피를 마시고 싶었지만 현실은 기차 시간이 빡빡한 아이셋을 데리고 다니는 여행객 신분! 뜨거운 햇살로 지친 아이들을 달래주기 위해 사람이 많아 보이는 젤라또 가게로 향했습니다. 유명 관광지인만큼 굉장한 친절이나 저렴한 가격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초콜렛 젤라또의 진함은 아쉽지 않았습니다.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쥐어든 아이들과 다시 힘을 내어 고고~!
수상 버스를 타고 산타루치아 역으로 가는 길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해치운 아이들과 우리 가족은 다시 수상 버스를 타러 선착장으로 향했습니다. 앞에서도 잠깐 이야기 했지만 베네치아는 꼬불꼬불 이어지는 골목길이 가득한 곳입니다. 시간이 된다면 천천히 골목을 다니면서 맥도날드-_-; 도 들러보고 곳곳에 숨겨진 상점도 들러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길을 잃는 것은 덤이니 화내지 마시구요 ^^;
걸어가지 않고 수상 버스를 타기로 했던 것은 리알토 다리(Ponte di Rialto)를 편안하게 배에서 보고 아이들에게 휴식 시간도 주겠다는 의도였습니다. 결론을 먼저 얘기하자면 너무 순식간에 리알토 다리를 지나가서 사진 한장 남기지도 못했습니다. 근처 선착장에 잠깐 내려볼까 생각도 했지만 무거운 몸 덕분에 "여행은 눈으로 즐기는거야!" 하며 스스로를 위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안녕, 베네치아
쏜살같이 달려 도착한 Ferrovia 정류장. 산타루치아 역에 내려 가방을 맡기고 부라노로 가는 여정을 시작했던게 조금 전 같은데 어느새 하늘에는 구름이 짙에 드리우고 땅거미가 내려 앉기 시작했습니다. 해질녂의 베네치아 풍경은 우리 가족의 아쉬운 마음을 더욱 더 아쉽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덕분에 여유롭게 선착장 주변에서 사진을 찍으며 베네치아의 마지막을 즐겼습니다.
조금 저렴하게 물과 맥주, 그리고 먹을 꺼리를 찾아보려 했지만 쓸만한 마트는 기차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습니다. 시간 여유가 없다면 기차역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고 마트를 가더라도 손님이 많으니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생각보다 빡빡했던 시간이었네요. 피렌체로 향하는 이텔로(Italo)를 타고 우리 가족은 다가올 새로운 시간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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